(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인도의 타타 모터스가 내놓은 세계 최저가 승용차 "나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현지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타타는 작년 4월 나노 예약판매를 개시하면서 양산공장 건설 지연으로 초기 폭발적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추첨을 통해 10만 명에게만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키로 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예약 주문과 추첨이 마무리된 지금 대리점에는 고객이 인수를 거부한 차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중고차 시장에는 갓 출고된 중고차들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로써 기본 모델의 판매 가격이 10만 루피(약 250만 원)인 나노가 인도 자동차 업계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당초 예측은 일정부분 퇴색한 셈이 됐다. 신문은 타타 모터스의 판매장들을 직접 확인한 결과 추첨을 통해 초기 구매 권한을 얻지 못한 사람들도 마음만 먹으면 나노를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타타 모터스 대리점의 판매담당자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나노의 예약 주문이 끝났지만 마음만 먹으면 이틀 안에 차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이 제시한 나노의 인도 가능 기간이 30일인 점을 감안할 때 이틀 만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예약 고객 중 일부가 차 인수를 거부해 재고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초기 공급부족으로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고객들이 여러 대의 차를 주문한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지금 차량 인수를 포기하고 우리에게 대신 팔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의 시들해진 인기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출고와 동시에 중고차 시장으로 직행하는 나노가 생겨나고 있으며 중고차 가격은 새 차보다 15%가량 낮은 선에서 정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며칠 전에 신차 가격이 14만5,000루피인 나노가 12만5,000루피에 판매됐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신차 주문이 밀려 공급량이 달릴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도요타가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SUV인 포추너나 마루티-스즈키의 베스트셀러 마루티800의 경우 출시 초기 이런 프리미엄이 붙었다. 타타의 중고차 부문 자회사인 타타 모터스 어슈어드의 데바시스 레이 대변인도 "최근 중고로 나온 나노 3대를 판매했다"며 "다만 중고차 판매 가격은 새 차와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타타는 구자라트주(州) 사난드에 나노 양산공장 건립을 완료하고 조만간 나노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이 때문에 타타가 나노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는 나온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