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들의 릴레이, 화려하고 눈부시다

입력 2010년05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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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가 진 자리에 철쭉들이 피어나고, 산수유와 벚꽃이 진 자리엔 귀룽나무, 복사나무가 꽃마중을 나왔다. 살랑 부는 봄바람에 분꽃나무와 라일락은 멀리까지 짙은 향기를 보내고, 벌 나비 붕붕거리는 모란과 작약꽃밭은 마치 비단 이불을 펼쳐놓은 듯하다. 거침없는 봄꽃들의 릴레이가 더없이 화려하고 눈부시다.

금낭화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에 있는 한택식물원의 요즘 풍경이다. 때맞춰 "봄꽃페스티발(4월17~5월23일)"이 열리고 있는 식물원은 지금 사계절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식물원 입구


국내 최대 식물원이자 세계적인 식물원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택식물원의 출발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의 자생식물들이 잡초처럼 홀대받고 제대로 된 식물원 하나 없는 현실을 개탄한 이택주 씨가 세계적인 식물원을 만들어내겠다는 신념으로 사재를 털어 첫삽을 뜬 것이 시작이었다. 그의 땀과 노력은 비봉산 자락 20만 평 터에 테마정원 35개를 일궈냈다. 지금 이곳에는 현재 자생종과 외래식물 등 1만여 종이 생태환경 그대로 식재되어 있다.

도상봉 라일락


35개나 되는 테마정원은 그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롭고 눈길을 끄는 내용들이다. 우리나라 야생화 1천여 종으로 꾸민 자연생태원은 사계절 아름다운 꽃 군락과 풍경을 자아낸다. 개불알꽃, 매발톱꽃, 노루귀, 앵초, 얼레지, 홀아비꽃대 등 식물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정겨운 우리 꽃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숲 속의 아이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테마정원은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동화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호주온실과 남아프리카온실이다. 호주온실에 가면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거대한 바오밥나무를 볼 수 있다.

숲 속 까페


바오밥나무는 "작은 떨기나무가 아니라 교회당만큼 커다란 나무이며, 코끼리 한 부대를 몰고 간다 해도 바오밥나무 하나를 해내기가 힘들다"던 표현만큼 크다. 어린왕자는 그가 사는 작은 별이 바오밥나무 때문에 터져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바오밥나무의 씨를 골라내게 한다. 불속에서도 생명의 꽃을 피우는 그래스트리도 호주온실에서 볼 수 있다. 잎은 풀(grass)처럼 생겼지만 나무(tree)처럼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높이 4m까지 자라며 600년쯤 산다고 한다.

소나무와 튤립


남아프리카온실에는 국제적인 멸종 위기식물로 보호받고 있는 알로에 디코토마를 비롯해 지구 반대쪽 식물의 신비를 만날 수 있다.

소나무와 연못


한국미술에 관심 있는 이라면 꼭 챙겨 봐야 할 나무가 있다. 허브식물원 옆 작은 밭에 야생화들과 함께 선 키 작은 고목 한 그루가 있다. 바로 "도상봉 라일락"이다. 한국서양화단의 거목이었던 고 도상봉(1902~77)화백이 생전에 즐겨 그리던 그의 집 정원에 있던 라일락나무다. 나이가 100년이 다 된 라일락나무는 거의 말라 죽어가던 것을 살려내 유족들이 식물원에 기증했다. 한택식물원으로 온 지 3년 만에 라일락은 기적처럼 다시 꽃을 피웠고, 올해도 어김없이 100년 전의 꽃향기를 피워냈다.

봄꽃들의 향연


"도상봉라일락" 발치에는 비단주머니꽃으로 불리는 4월의 금낭화가 여전히 그 앙증맞은 꽃을 달고 고개 숙이고 있다. 모란과 작약원은 비단 이불을 펼쳐놓은 듯 꽃물결이 일렁이고, 다양한 아이리스가 한자리에 모인 아이리스원에는 아이비블루와 초록이 어우러진 우아한 아름다움이 넘실댄다. 화려했던 튤립은 지고 있지만 온갖 꽃들이 뒤를 이어 릴레이를 벌이는 한택식물원은 현기증이 일 만큼 화려하고 눈부시다, 지금.

이정표


*맛집

비단이불 펼쳐진 작약원
한택식물원 안에 있는 한식당 미담(031-323-3747)은 식물원에서 재배한 산나물과 계절별 야생화로 만든 "꽃산채비빔밥"을 선보인다. 식물원에서 가까운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로 가면 서일농원이 있다. 된장농원으로 유명한 이곳은 전통음식 시식도 하고, 필요한 된장과 반찬도 살 수 있다. 농원 안의 솔리(031-673-3171)에서는 흑미밥과 2년 동안 숙성시킨 장으로 만든 된장찌개, 묵은김치, 더덕, 깨죽, 녹두김치전, 동해바다 심층수를 응고제로 써서 만든 손두부 등을 맛볼 수 있다.



작약꽃과 벌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 양지 나들목으로부터 21km, 중부고속도로 일죽 나들목으로부터 8km, 경부고속도로 안성 나들목에서 34km 떨어져서 고속도로에서 30분 안에 갈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양지 나들목에서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백암, 진천 쪽으로 간다. 근곡사거리에서 백암면 쪽으로 우회전, 백암면을 통과해 1km 가다가 325번 지방도를 타고 장평리 방향으로 좌회전해 10km 가면 한택식물원이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일죽 나들목을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안성 쪽으로 2.1km 간다. 매산 삼거리에서 직진,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우회전해 조금 가다가 우일가설(강산조경)에서 좌회전해 2.5km 가면 한택식물원이다.

바오밥나무
그래스트리
허브식물원
전망대에서 본 식물원 전경


이준애 (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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