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모기업인 르노가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합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르노의 인수전 참여는 르노삼성과 쌍용이 손잡고 현대·기아에 대응할 만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8일 인수의향서 마감결과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힌 곳은 모두 7개 업체다. 인도 완성차메이커도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르노의 참여로 쌍용의 M&A 무게중심은 르노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양상이다. 채권단으로서도 르노만큼 쌍용차를 잘 키워낼 업체가 없는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의 쌍용차 인수 의지는 법원이 쌍용차의 제3자에게 매각공고를 냈을 때부터 거론돼 왔다. 르노는 국내 자회사인 르노삼성 제품군과 쌍용 제품군이 겹치지 않아 양쪽이 손잡는다면 제품 시너지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 소식이 간간히 들렸지만 르노삼성은 그 때마다 인수설을 한사코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에 모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직접 접수,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만남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인수 시너지효과 어떤 게 있나
두 회사가 합친다면 가장 먼저 SUV 제품이 다양해진다. QM5 한 차종으로 SUV시장에서 힘겹게 버티는 르노삼성으로선 쌍용차의 대형·중형·소형 SUV까지 한꺼번에 얻게 된다. 여기에 르노삼성이 아킬레스건으로 꼽는 대형 럭셔리 세단에서 체어맨이라는 강력한 제품을 건질 수 있다. 현재 SM7이 그랜저급 준대형으로 분류되는 만큼 르노삼성으로선 대형 세단이 절실히 필요하다. 게다가 모기업인 르노도 SUV와 대형 세단이 없다는 점에서 쌍용차의 제품군은 욕심낼 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쌍용 입장에서도 르노삼성이 보유한 기업 이미지와 영업망을 한순간에 확보할 수 있다. 그 동안 쌍용의 약점으로 평가됐던 기업 이미지는 르노삼성으로 높일 수 있고, 부족한 판매망도 르노삼성을 활용할 수 있어 판매에 날개를 달 수 있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한쪽에선 르노삼성이 쌍용차를 인수하면 굳이 쌍용차 브랜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 만큼 제품력에 견줘 쌍용차의 기업 이미지가 낮다는 얘기다.
연구개발분야에서도 시너지효과는 충분하다. 쌍용은 취약했던 연구개발능력을 키울 수 있다. 특히 르노와 닛산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흡수,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 르노삼성도 SUV 기술력과 대형 세단 개발 노하우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현대·기아가 R&D를 통합하듯 르노삼성과 쌍용도 R&D를 합쳐 개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은
르노가 쌍용차를 인수하면 국내시장은 크게 현대·기아, GM대우, 르노삼성-쌍용의 3파전 양상으로 바뀌게 된다. 그 동안의 국내 자동차시장 규모를 감하면 종합자동차메이커는 3개면 충분하다는 산업계의 견해와 정확히 일치하게 된다. 따라서 채권단도 국내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르노의 쌍용차 인수를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업체 가운데 인도업체는 상하이차의 과거를 감안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부터 해외업체를 고려한다면 르노나 피아트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르노와 피아트 모두 SUV와 대형 세단이 없다는 점에서 예측된 업체들인데, 그 중 르노가 인수전에 참여했으니 당연히 그 쪽으로 모든 검토가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으로서도 과거 상하이차를 통해 얻은 뼈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인수가격을 높게만 적어 낸다고 무작정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물론 당장 인수 가능성을 점치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모든 인수과정에선 기업평가와 인수가격 간 괴리가 문제된다"며 "현재로선 어떤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도 우선협상대상자로 르노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며 "어떤 사람이 법원의 판사, 매각 주간사의 책임자, 채권단의 결정권자 자리에 있더라도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르노를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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