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동차세제를 연료효율·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동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국산차업체들의 대응책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친환경 자동차세제 개편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며 새로운 제도 도입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표면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어차피 까다로운 유럽이나 해외 기준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데다 국내 과세기준이 아직 결정된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세제 개편방안이 마련되면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개편되는 세제안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다. 개편안이 확정된 게 아닌 데다 친환경 기술에서 앞서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우선 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수준 높은 다양한 신기술을 동원할 예정이다. 변속기 다단화에 대응하는 8단 자동변속기, 연료를 고압으로 엔진 실린더 내에 분사하는 GDi, 정차 때 시동을 껐다가 출발하면 다시 켜지는 ISG, 변속 때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는 자동화 수동변속기 DCT 기술을 이미 갖췄다.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를 보유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차체 경량화를 위해 소재 자체를 개선하는 건 물론 핫 스탬핑 공법같은 최신 강판 가공기술로 강성을 높이고, 무게를 줄일 예정이다. 차세대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도 개발하고 있어 개편되는 세제는 물론 친환경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했거나 개발중인 기술을 이용해 차의 효율을 높이면 자연스레 친환경성도 추구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미 해외의 강력한 기준을 충분히 통과할 만한 차를 생산하고 있어 자동차세제가 바뀌어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GM대우자동차
정부의 구체적인 개편안이 발표된 게 없는 만큼 내부적으로 따로 전략을 세우지 않고 있다. 그러나 GM그룹에 속해 유럽지역에 "시보레" 브랜드로 차를 수출하고 있는 점을 들어 환경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을 이미 공략하고 있어 친환경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또 GM그룹 내에서 소형차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연비나 배출가스 기준으로 세제가 개편돼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시장에서 호평받은 소형 가솔린 터보엔진을 확보한 건 물론 GM그룹 차원에서 차의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나아가 국내에 2011년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인 시보레 볼트를 들여와 본격적인 친환경 경쟁에 돌입할 태세도 갖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쪽에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어 국내 세제가 개편돼도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오면 그에 맞춰 적극 대응할 것"이라 설명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시행안이 공포되지 않아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은 미뤘으나 향후 변화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있는 데다 자체적으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회사측은 차체 경량화를 위해 소재를 바꾸고 CVT(무단자동변속기) 등으로 연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ISG도 새로 적용할 예정이다. 양산을 목표로 SM3 전기차도 준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닛산과 르노가 계속 친환경 기술을 연구중이어서 르노삼성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해 노력중인 쌍용도 친환경 흐름에 적극 따를 계획이다. 아직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으나 친환경 기술 개발을 지속해 온 만큼 적절한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쌍용은 실제 코란도C의 경우 프레임 방식에서 모노코크로 전환해 무게를 줄이고 승차감을 높였다. 여기에 스테이지2 디젤엔진을 선보이며 "친환경 쌍용"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엔진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체를 가볍게 만드는 게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술 개발을 지속해 온 만큼 개편되는 세제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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