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달에 월별 승용차 내수 판매실적에서 처음으로 현대차를 제쳤다.
1일 완성차 5사의 승용차 판매를 집계한 결과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승용차만 3만5,500대를 판매해 3만3,559대에 그친 현대차를 앞질렀다. 지난 1월 현대차보다 1만6,000대나 뒤졌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기아차의 약진이 눈부셨던 셈이다.
실제 기아는 5월 개별 차종 판매에서도 현대차를 앞질렀다. 특히 K7은 5월까지 2만534대로 현대차 그랜저(1만8,223대)를 제쳤고, 쏘렌토R도 1만8,175대로 1만6,431대를 판 싼타페를 멀찌감치 밀어냈다. 그밖에 현대차에는 없는 쏘울과 모닝 같은 차종으로 현대차를 넘어섰다.
이런 기아차의 약진에 현대차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록 한 지붕 형제지만 내수에서 형제끼리 경쟁이 불가피,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개발이 통합됐더라도 결국 브랜드는 제각각이고, 브랜드의 사활은 직원들의 일자리가 걸린 문제"라며 "외부에선 같은 집안으로 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전혀 다른 회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의 경우 실적으로 결과가 드러나기 때문에 양측의 신경전은 "전쟁 같다"고 표현했다.
한편, 현대차는 기아에게 한번 내준 점유율을 당분간 되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아차가 K5로 탄력을 받은 데다 현대차로선 아반떼MD가 8월에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의 승용 내수점유율은 지난 1월 43.6%에서 지난 4월에는 36%까지 추락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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