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신차를 구매하고 시간이 지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한다. 가격하락 요인은 많지만 특히 사고가 났다면 그 폭이 더욱 크다. 그런데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가격이 9억 원이나 되는 차가 중고차시장에 나와 관심을 끌 고 있다.
|
제임스리스트닷컴에 매물로 나온 슈마허의 부가티 EB110 SS |
중고차사이트 카즈 데이터리서치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의 중고차 전문 사이트인 "제임스리스트닷컴(jameslist.com)"에 부가티 EB110 SS가 60만 유로(약 8억5,000만 원)에 등록됐다. 부가티 EB110 SS 는 로마노 아르티올리가 1994년 부가티의 부활을 외치며 만들었던 차로 프로토타입을 포함해 95대만 만들었다. 611마력에 최고속도는 무려 345km나 되며, 정지상태에서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3.3초밖에 되지 않는 슈퍼카다.
부가티 EB110 SS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이 차가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바로 미하엘 슈마허의 차였다는 점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전설적인 이름을 익히 들었을 터다. 더구나 그는 검소한 데다 남을 돕는 일에도 적극적인 훌륭한 인간미까지 갖춰 존경을 받고 있다.
그렇긴 하더라도 8억 원을 훌쩍 넘는 이 차가 과연 팔릴지 궁금하다. 카즈 김성철 연구원은 "8억5,000만 원이라는 가격은 물론 높은 가격이지만 부가티 EB110은 그에 맞는 높은 상품성을 가쳤다"며 "EB110 SS는 세계에서 33대밖에 남아 있지 않은 모델"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록 사고가 났다고 하지만 전설적인 드라이버 슈마허가 소유했다는 증명서도 있는 만큼 수집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차"라며, "물론 이 차의 구매자가 손수 운전하는 일은 거의 없을 테지만 4,627km라는 짧은 주행거리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일반인들은 엄두가 안 나는 값이지만 판매에는 그리 어려움이 없을 것라고 전망한 셈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