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는 '고가'-수출은 '저가'에 주력

입력 2010년06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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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내수시장에는 고가의 중·대형차를 집중 판매하는 반면 해외시장에는 저가의 소형차 판매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시장이 중·대형 위주인 반면 해외에선 신흥국 중심의 저가시장이 공략대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대의 주력 수출차종은 클릭과 베르나, 아반떼, i30 등이다. 국내에서 4월까지 1,487대 판매에 그친 클릭은 같은 기간 2만6,405대가 해외로 나갔다. 베르나도 내수는 3,019대에 불과했으나 수출은 5만5,007대를 기록했다. 반면 쏘나타는 4월까지 내수에서 5만1,858대가 판매됐으나 수출은 1만6,608대에 그쳤다. 제네시스도 8,818대가 내수에 팔린 반면 수출은 5,358대에 머물렀다. 그랜저는 내수 1만5,875대, 수출 5,080대였다.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프라이드는 4월까지 4,633대가 내수에 풀렸으나 수출은 10배가 넘는 4만8,663대나 됐고, 포르테도 1만4,509대가 내수판매인 데 반해 수출은 6만7,673대로 집계됐다. 소형차와 달리 중·대형차로 갈수록 내수집중 현상은 심화돼 K7은 1만7,265대를 4월까지 국내 시장에 팔았으나 수출은 1,197대로 저조하다. 아직 해외시장에 모두 출시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도 내수시장에 주력하려는 의도가 확연하다. 오피러스는 수출이 전무한 상태다.

이 처럼 양사가 내수시장에서 고가의 중·대형차를 파는 데 집중하는 건 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고급차 선호도가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고가차의 이익이 많아서다. 반면 해외의 경우 고급차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아 경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현대·기아가 생산대수에선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른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시장 자체가 개방된 상황이고, 수입차의 중·대형시장 공략이 거세져 이제는 중·대형차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

현대 관계자는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기 위해 별도 브랜드를 만들 지, 아니면 현대의 브랜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지 생각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부에선 토요타 렉서스, 혼다 어큐라, 닛산 인피니티와 같은 별도 브랜드를 얘기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며 "별도 브랜드를 만들어도 현대 브랜드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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