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일본 혼다자동차 중국 부품공장에서 3번째로 파업이 발생하는 등 중국내 외자기업의 노사분규가 확산되고 있다.
AFP 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광둥(廣東)성 중산(中山)시 샤오란(小欖)진 소재 혼다자동차 자회사인 혼다 록(Honda Lock Co.Ltd.) 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했다. 이날 파업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노사행동에 돌입하려던 근로자 몇몇이 전날 경비 사무실에 끌려가 구타를 당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파업이 발생하자 즉각 경찰을 출동시켜 공장의 출입을 통제한 채 근로자들의 해산에 나섰다. 또 샤오란진 정부도 즉각 개입해 중재에 나섰으며, 이날 오후 3시부터 노사협상이 시작됐다. 근로자들은 현재 930위안인 기본급을 1,600위안으로 인상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정상임금의 2배로 늘리고, 근로자들을 구타한 경비원들을 처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의 한 근로자는 "우리는 혼다자동차 다른 부품공장의 근로자들과 동일한 대우를 원한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 록은 자동차 열쇠, 잠금장치 등을 생산하는 혼다자동차의 자회사로 종업원이 1,500여명이다.
이에 앞서 광둥성 포산(佛山)시 소재 혼다자동차 협력업체인 포산펑푸자동차부품회사(佛山市豊富汽配有限公司.약칭 포산펑푸)의 근로자 250여 명도 지난 7일부터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포산펑푸는 혼다자동차와 광저우자동차의 합작회사인 광치혼다자동차에 배기장치를 납품하는 회사로, 혼다자동차의 자회사인 유타카 기켄과 대만의 회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베이징의 혼다자동차 대변인은 9일 밤 포산펑푸의 노사협상이 거의 타결됐다면서 10일부터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산펑푸의 파업으로 광치혼다자동차 공장 2곳의 조업이 이틀간 중단됐다. 앞서 포산시 소재 난하이 혼다자동차부품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2주간 파업을 벌이다 회사측이 24% 가량의 임금을 인상하자 지난 2일부터 조업을 재개했다.
홍콩 언론들은 중국 지방정부가 사회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자기업들의 노사분규에 신속히 개입함에 따라 노사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홍콩의 노동전문가들은 대만 팍스콘(富士康)사 선전(深천<土+川>) 공장 근로자들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과 일본 혼다자동차 부품공장의 파업사태를 계기로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중국 근로자들의 파업행렬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노동전문가는 "근로자들의 파업사태가 광둥성 등 남부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창장유역과 중부 등 중국 전역으로 노사분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브라더 산업(Brother Industries Ltd.)의 중국 시안(西安) 공장도 지난 3일부터 9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조업중단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 소재 대만기업인 KOK인터내셔널(書元機械)의 경우 노사협상이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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