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부품사, 일본 닛산서 첫 전시상담회

입력 2010년06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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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에서는 의류나 가방 원단을 파는 게 고작이었는데 첨단 섬유를 팔러 자동차회사에 들어오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한국 자동차 부품 전시상담회가 열린 17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시 닛산자동차 테크니컬센터(연구소) 1층 전시장. 석면 대체품인 특수섬유 아라미드와 인공 가죽을 납품하기 위해 전시 부스를 연 코오롱인더스트리 도쿄지사 장희구(52) 지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장 지사장에 따르면 코오롱이 도쿄에 지사를 둔 건 1973년부터. 당시 일본에서 판 제품은 가방과 의류 원단이었다. 자동차 천장 소재로 쓰이는 인공 가죽은 점유율 세계 1위인 일본 도레이사가 버티고 있어 일본 진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이나 브레이크 패드에 쓰이는 석면을 대체한 아라미드는 미 듀폰사가 개발한 특수 섬유로 일본 시장은 데이진(帝人)사가 석권하고 있다.

한국 회사가 이같은 첨단 소재를 양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1990년대 말부터 한국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도요타나 닛산 같은 완성차 업체는 여전히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코오롱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10% 이상 싼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도요타 납품을 준비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닛산의 문을 두드리기에 이른 것.

코오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면 중소기업인 대성전기는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핸들에 부착하는 차세대 지능형 스위치다. 최근 전자 제어판의 기능이 복잡해지면서 운전자가 조작해야 하는 스위치 숫자가 늘어나는 반면, 이 회사는 핸들을 잡은 손의 엄지손가락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스티어링 햅틱 스위치"를 개발했다.

오동수(45) 부장은 "전 세계에서 이런 기술을 가진 회사는 우리 뿐"이라고 자랑했고, 전기자동차 개발에 힘을 쏟는 닛산의 시쓰다 아쓰시(志津田篤) 제품개발 담당 상무는 스위치 개발 담당자를 불러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라고 지시하는 등 큰 관심을 표시했다.

지난해 9월 도요타에 이어 일본 완성차 기업으로는 두번째로 전시상담회를 개최한 닛산은 앞으로 한국 부품 수입을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카자와 가즈유키(中澤和之) 구매부장은 "지난해부터 한국 8개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해외 부품 조달 비율을 크게 늘리고 있고, 앞으로도 한국.중국 등에서 수입을 늘릴 계획"이라며 "한국 업체가 품질과 가격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등에 쓸 수 있는 첨단 부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힘을 더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부품·소재업체 69개사가 72개 부스를 설치했고, 닛산 본사와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 등에서 1,000여 명이 참가했다. 행사를 주최한 KOTRA는 올해 스즈키와 다이하쓰에서도 이같은 전시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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