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운전자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받기 위해 요일제 운행을 확인할 수 있는 단말기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자동차운행정보확인장치(OBD)를 무료로 임대해 보험 가입기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OBD는 차의 시동과 주행거리를 기록해 요일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로, 현재 가격은 4만9,500원이다.
평일 중 하루를 정해 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8.7% 깎아주는 요일제 보험은 이달 초 선보였으나, 운전자들의 OBD 구입 부담 때문에 가입 실적은 미미하다. 요일제 대상인 개인용 승용차의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연 65만 원으로 요일제 보험에 가입하면 5만6,000원가량 할인받지만 OBD 가격이 보험료 할인폭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OBD 무상 임대가 가능해지면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 요일제 보험에 가입하는 운전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가 확보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80만 명에 달한다. 메리츠화재는 요일제만 준수한다면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자는 물론 기존 가입자에게도 OBD를 무상 임대한다는 방침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료 수입 감소 등을 우려해 요일제 보험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면 다른 보험사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OBD를 임대하는 방식인 데다 공익적인 목적이 강해 고가 판촉물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요일제 보험이 확산되면 운전자들의 보험료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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