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소형차시장 본격공략 나서

입력 2010년06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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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아버<미국 미시간주> AP=연합뉴스) 파산보호 절차를 거친 미국 GM(제너럴 모터스)이 "라세티 프리미어(미국명 시보레 크루즈)"로 소형차 시장을 본격 공략, 부활에 나선다.

GM은 또 한국 GM대우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개발 과정에 참여해 만든 준중형 세단 시보레 크루즈를 오는 9월 출시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GM은 그간 준중형급ㆍ소형급 등 소형차 시장에서 줄줄이 실패해왔는데, 가장 최근의 준중형차인 "쉐비 코발트"는 시대에 뒤떨어진 외관과 싸구려 느낌이 나는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된 내부, 경쟁차종보다 낮은 성능, 소음 등으로 인해 실패했다.

GM 경영진은 60년대부터 소형차의 낮은 차 가격, 미국의 높은 노동비용, 미국 운전자들의 대형차 선호 성향 등을 들어 소형차 시장을 돈이 안 되는 것으로 간주해왔다. 미국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 리포트"지의 자동차 테스트 담당 수석 디렉터인 데이비드 챔피언은 "GM은 소형차에 시간과 자금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코발트 개발 때도 GM은 소형차 시장을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가능한 수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극적인 자세에 머물렀고 이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가져왔다. 특히 신뢰성이 항상 문제였는데 컨슈머 리포트지는 지난 4월호에서 허술한 신뢰성 문제를 들어 GM의 30개 차종 중 7개에만 "구입권장(Reccommended Buy)" 등급을 줬으며 이 중 소형차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에 대해 GM 기술자들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소형차 시장에서 무엇보다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 졸렬한 성과를 냈다고 솔직히 자인하기도 했다. 문제는 소형급ㆍ준중형급 시장이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년 전 21%에서 현재 33%로 높아지는 등 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

그러나 작년 도요타, 혼다가 미국 내 자동차 판매의 20% 이상을 소형급ㆍ준중형급 시장에서 달성한 것과 대조적으로 GM 판매 중 이 시장의 비중은 8%에 머물렀을 정도로 GM은 2000년대 소형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서 소외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GM의 새 경영진은 고객들이 품질을 위해 조금 더 지출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차 품질 향상을 위해 조금 더 비용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크루즈도 작년 가을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내부 평가에 의해 생산 개시가 당초 4월에서 오는 8월로 미뤄졌다.

그 사이 GM은 6단 자동변속기의 변속 문제, 타이어 소음, 가속 페달과 엔진 반응 간 지연 등 크루즈 초기형에서 발견된 여러 문제점을 해결했다. 그 결과 최신형 크루즈는 자체 시험 주행 결과 경쟁차종보다 빠르고 조종이 잘 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였으며, 연비도 에코 버전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ℓ당 약 16.9㎞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등 향상됐다.

컨슈머 리포트의 챔피언 디렉터는 크루즈가 성능이 뛰어나고 외관과 내부 훌륭하다며 "GM은 크루즈의 품질을 정말 열심히 개선했다. 크루즈는 인상적인 차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게다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맺은 고통분담 합의 등으로 시간당 노동 비용이 2007년 73달러에서 58달러로 줄어드는 등 생산 원가가 파산보호 조치 이전보다 낮아지면서 크루즈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GM은 확신하고 있다.

파산보호 절차에서 빠져나온지 내달로 1년을 맞이하는 GM은 아직 지분의 61%가 미 정부 소유이며 430억 달러의 정부 부채를 안고 있으나 크루즈의 성공이 GM의 부활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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