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사업비.손해율 낮출수 없나

입력 2010년06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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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의무보험인 자동차 보험료마저 들썩거릴 조짐을 보여 서민 생활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비 절감과 카드 수수료 개선,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 감축 등 업계와 보험 가입자 공동의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75.2%, 사업비율은 31.2%에 달했다. 이는 보험금 1천원을 받아 보험료로 752원을 지급하고 모집비용 등 사업비로 312원을 썼다는 얘기다. 결국 1천원당 64원에 달하는 적자가 난 셈이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하반기 할인 혜택 폐지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 이전에 사업비 절감 등 보험사의 자구 노력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자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14개 손해보험사가 지출한 사업비 총액은 3조2천889억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2.95% 늘어난 수치다. 이는 2009년도 자동차 보험료 총액이 전년보다 2.6% 늘어난 것보다 더 높은 증가율이다. 보험료 인상은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사업비 절감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과다한 마케팅 비용 지출은 사업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TV 광고 등에 1년 계약료가 수억원에 달하는 톱모델을 쓰고 대형 대리점에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한 것 등이 원인이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국장은 "장기보험의 사업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5∼6%에 달하는 교통사고 조사 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30%가 넘는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높은 자동차보험 카드 수수료율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과제다. 현재 자동차보험을 신용카드로 내는 비율은 무려 60%를 넘는다. 하지만 자동차보험료의 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3.2%에 달한다. 이는 주유소나 종합병원 수수료율 1.5%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 수수료율도 1.5%에 불과한데 1천만명이 훨씬 넘는 소비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료 수수료율이 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08 회계연도에 자동차보험료 가운데 카드 수수료로 지급된 비용만도 2천148억원에 달한다. 수수료율을 절반만 낮춰도 한해 1천억원이 넘는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고질적인 도덕적 해이 현상으로 지적되는 `나이롱 환자" 문제에 대한 각성이 요구된다. 2001∼2007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은 평균 70.4%로 같은 기간 일본(8.5%)의 8.2배에 달했다. 경추염좌(목 결림)는 2007년 기준 건강보험 환자의 입원율이 2.4%에 불과했지만, 자동차보험 환자의 입원율은 79.2%에 이르렀다.

손해보험협회의 이임주 의료지원팀장은 "불필요한 입원으로 인한 과다 보험금 지급은 결국 다른 보험 계약자들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진다"며 "보험료 절감을 원한다면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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