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4개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다.
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빅5"로 불리는 5대 손보사는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이하 회계연도 기준)에 1조2,23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나머지 9개 중소형 손보사는 1,01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중 적자를 낸 곳은 6곳에 달했다.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매년 심해지고 있다. 2005년에 4,913억 원이었던 "빅5"의 순이익은 2006년 5,516억 원, 2008년 1조38억 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9개 중소형사는 2004년 86억 원 흑자에서 2005년 547억 원 적자로 돌아섰으며 2007년에는 적자 폭이 906억 원으로 커졌다. 이는 대형 손보사는 수조 원의 자산을 굴려 막대한 수익을 올리지만, 중소형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삼성화재의 경우 2009년에 1조 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올렸다.
탄탄한 설계사 조직을 지닌 대형 손보사와 달리 설계사 조직이 빈약한 중소형사가 독립 보험대리점에 많이 의존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립 보험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는 보험료의 평균 18%로 설계사(8%)보다 훨씬 높아 중소형사로서는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이 인상되고 손해율(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이 상승했지만,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자동차보험료를 쉽게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는 수년간 적자가 내고 있다"며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다면 보험료 카드 결제 때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나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인하 등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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