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가 개발돼 화제다.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는 정유업계의 지원으로 대우버스가 만들었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움직임에 비춰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은 꽤 큰 의미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디젤 하이브리드에 관한 홍보는 부족하기 그지없다. 대한석유협회가 내놓은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의 장점은 기존 유로5 클린디젤 버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고, 효율이 높아 친환경이라는 설명이 고작이다. 시범운행할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가 CNG차보다 연료효율이 40% 이상 높다는 점만 강조할 뿐 구체적으로 1ℓ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나 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알려주지 않는다. 디젤 하이브리드 개발을 지원했던 석유협회는 그렇다쳐도 정작 개발에 성공한 대우버스마저 자세한 효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트럭이나 버스의 연료효율을 표시하는 제도는 아직 없다. 상용차 연료효율 표시는 세계에서 일본만 시행한다. 그러나 버스를 구입하려는 개인사업자 등에게 상용차의 연비는 구입 때 매우 중요한 항목이 아닐 수 없다. 운송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만큼 기름을 적게 쓰는 게 곧 돈버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 얼마나 효율이 높길래 석유협회 등에서 디젤 하이브리드를 강조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단순히 효율이 높다고만 주장할 뿐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논리의 근거가 희박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적지 않다. 그 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대형 상용차도 친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지금처럼 숫자로 구체적인 효율 등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의 효율이 자칫 기대 이하일 것이란 의구심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석유협회가 각종 세미나까지 열면서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를 띄워도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라도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의 효율과 관련한 수치는 공개해야 한다. 비록 정부가 상용차 연비표시를 제도적으로 시행하지 않아 자체적인 비공식 숫자밖에 없더라도 비교기준이 될 수 있도록 대외에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의 친환경성을 인정할 수 있다. 정부도 이번 기회에 상용차 연료효율 표시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일반 승용차보다 기름값에 민감한 사람들이 버스나 트럭 운전자와 운송업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들에게 기름이란 수익과 생계에 가장 밀접한 중요한 원료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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