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구매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성 구매자는 2009년을 기준으로 5년 전인 2005년보다 약 2.5배 늘었다. 전체 점유율도 2005년 수입차 총 등록대수 3만901대 중 3,933대로 12.72%를 차지했던 것에서 부쩍 늘어 2009년에는 6만993대 가운데 9,836대를 차지, 16.13%로 늘었다.
이처럼 여성 구매자가 증가하자 각 수입차 업체도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중이다. 몇몇 브랜드들은 전시장에 여성 방문객이나 서비스 이용 고객을 위해 전용 파우더룸 등을 갖춰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강남 유명 뷰티살롱 등과 제휴를 맺어 여성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사도 벌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전용 금융 상품이나 사은품 증정 행사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여성 소비자가 늘어난 까닭을 업계는 "생활 방식의 변화"와 "상품의 다양화"로 분석했다. 그 가운데 생활 방식의 변화는 여성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많이 산 주된 이유다. 수입차의 여성 고객층은 미국 드라마인 "섹스 앤 더 시티" 세대라고도 불리는 "골드 미스"들이다. 이들은 전문직에 종사하며, 결혼하지 않고, 자기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신여성들로 구매력이 같은 세대 남성 못지않다. 따라서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던 수입차도 적극 구입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니의 지난 5월 판매를 살펴보면 남성 고객은 59명이었지만 여성 구매자는 83명으로 크게 앞서 있어 이러한 사실들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과거 중대형 세단이 주를 이루던 수입차 시장도 여성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성들이 쉽게 수입차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했으며, 이런 분위기는 미니·푸조·폭스바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브랜드들은 여성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크기를 가진 상품을 여럿 보유해 여성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또한, 벤츠·BMW·아우디 등 중대형 세단이 강세를 보이는 업체들도 여성 소비자들이 좋아할 소형 제품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일본산 경소형차들이 본격 국내에 수입되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업계 예측이다. 이미 병행수입 등으로 여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닛산의 큐브, 마치가 그런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여성 소비자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과는 다르게 남성과 거의 동등한 위치를 가지게 된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여성들의 구매력이 남성 못지않게 커지자 각 자동차 회사들이 빠르게 대응, 결국 그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속속 선보여 여성 구매층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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