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슈퍼 레이스 '일본 경기'가 남긴 교훈

입력 2010년07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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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장을 뒤로 하고 일본행을 감행했던 CJ 헬로넷 슈퍼레이스가 짙은 안개와 폭우,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1, 2전을 마감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 속담을 떠올리면 어려운 첫 걸음은 내디딘 셈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가 남긴 교훈은 적지 않다. 모터스포츠에 직접 참여하는 선수들에게 해외 경주장 체험은 드라이빙 테크닉을 향상시키고, 경험을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터스포츠의 저변 확대라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모터스포츠계는 둘로 나뉘었다. CJ가 중심에 있는 CJ 슈퍼레이스와 태백레이싱파크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 어느 한 쪽도 양보할 의지는 없고, 오로지 이기주의만 가득하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일본 오토폴리스 경주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레이싱팀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고, 양쪽이 줄다리기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내 팬이 전혀 없는 일본에서, 그것도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자동차경기를 치르는 게 과연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일본 경기를 두고 몇몇 선수들도 볼멘소리를 했다. "오토폴리스 경주장 적응 시간이 짧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그것이다. 레이싱팀 관계자는 "낮선 경주장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비까지 내려 실력을 제대로 더욱 못 냈다"고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해외에서 국내 경기를 치르는 일이 또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CJ와 태백레이싱파크가 대승적인 차원으로 한 발씩 물러서지 않는 한 갈등이 해소되기란 쉽지 않다. 모터스포츠계에 오래 몸담아 왔던 한 관계자는 "태백레이싱파크가 올해 경기 일정을 잡을 때 나름대로 CJ가 들어올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CJ는 태백레이싱파크가 불필요한 고집을 버리지 않는 이상 손잡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양쪽이 이처럼 대립각을 세우며 해결 의지가 없다면 모터스포츠 종사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특히 자동차경주 후원사로 참여하는 타이어업체들이 협상 중재자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정 타이어업체가 현재의 갈등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자동차경주를 이끌어 온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도 팔을 벗고 나서야 한다. 지금과 같이 국내 팬들이 국내 경기를, 국내에서 관람할 기회마저 박탈되는 것은 "발전"이 아니라 명백한 "후퇴"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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