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손해보험사들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대폭 인상할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지난해 1조5,0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손보업계가 보험료를 큰 폭으로 올린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손보사들은 최소 6.1%에서 최대 7.8%에 이르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안을 최근 보험개발안에 제출했거나 이번주 내 제출할 예정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6.1%가량의 인상안을 제출했거나 할 예정이며, 대부분의 중소형사는 6.3~6.8%의 인상안을 제출했다. 에르고다음의 인상폭은 7.8%에 달한다.
손보사들은 손해율(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 상승과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대폭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할 여지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손보사들의 총 순이익은 1조5,414억 원에 달했다. 또 5년 연속 1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최근 5년 간 손보업계의 보험료 수익은 해마다 평균 13.4%씩 늘었다. 이는 손해율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손보사들이 꾸준히 대규모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한 예로 손해율이 78.9%로 2009년도(75.2%)보다 훨씬 높았던 2006년도에도 손보사들의 총 순이익은 1조 원을 넘었다. 더구나 적자에 시달려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중소형사와 달리 수천억 원의 이익을 거두는 대형 손보사들마저 자동차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09년도에 5,2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삼성화재의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은 6.1%로 133억 원의 적자를 낸 하이카다이렉트의 인상률(6.3%)과 큰 차이가 없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총장은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에 앞서 판매비, 인건비 등 사업비 절감과 정비업체 과잉청구 단속 등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가 커 불가피하게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라며 "원가 절감 등 자구 노력은 계속해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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