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준대형 세단 알페온 출시에 앞서 20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대기 수요를 흡수,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이 양분한 준대형 시장에서 적극 경쟁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현대차 그랜저가 하반기 신형 투입을 앞두고 있어 당장은 기아차 K7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다. GM대우는 알페온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상품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기아는 K7의 엔진이 변경되는 등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알페온의 도전은 손쉽게 뿌리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차를 비교해봤다.
|
기아 K7 |
▲해외파 vs 국내파
GM대우 알페온은 "2010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포함됐을 만큼 성능과 디자인에서 호평받은 뷰익 라크로스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국내 생산체제인 만큼 인테리어 등은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게 다듬었다. 실제로 회사는 올초 몇몇 전문가들은 초청, 디자인 품평회를 여는 등 한국형 차로 완성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K7은 현대 그랜저가 독주하던 준대형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차종이다. 피터 슈라이어의 성공적인 디자인 감각이 인정을 받으며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개선된 동력성능이 특징이다.
▲디자인
|
GM대우 알페온 |
알페온의 겉모양은 뷰익 브랜드 특유의 중후함이 묻어난다. 우아함과 강인함을 바탕으로 볼륨감과 역동적인 스타일을 표현했다. 이런 디자인 요소는 인테리어에도 반영했다. 피아노블랙 필름과 고급 가죽으로 마감한 실내에 아이스블루 컬러의 은은한 무드 조명을 더해 분위기를 살렸다. K7은 빛과 선의 조화를 내세우며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겉모양은 세련미를 강조하기 위해 심플하면서 개성 있는 캐릭터 라인을 내세웠다. 여기에 볼륨감 있는 범퍼로 당당함을 표현했다. 특히 면 발광 타입 LED 간접조명 포지션 램프를 적용해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알페온과 마찬가지로 무드 조명을 썼고,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이어지는 크래쉬 패드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조형 컨셉트를 적용해 실내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했다.
▲제원
알페온은 3.0ℓ와 2.4ℓ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을 출시된다. 3.0ℓ는 배기량 2,997cc의 V형 6기통 SIDI(Spark Ignition Direct Injection) 엔진으로, 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29.6kg·m의 성능을 낸다. 2.4ℓ는 배기량 2,384cc의 SIDI 엔진으로, 최고출력 185마력, 최대토크 23.8kg·m를 보인다. K7의 라인업은 3.5ℓ, 2.7ℓ, 2.4ℓ 가솔린 차종과 2.7ℓ LPi 차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가솔린 VG350은 배기량 3,470cc의 V형 6기통 람다I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4.5kg·m의 성능을 낸다. VG270은 2,656cc V형 6기통 뮤우 엔진을 탑재, 200마력에 26.0kg·m 토크를 낸다. VG240은 2,359cc의 4기통 세타II 엔진으로 180마력과 23.5kg·m을 발휘한다.
|
기아 K7 실내 |
두 차종은 모두 앞바퀴 굴림 방식이며 변속기도 앞바퀴 굴림용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전반적으로 알페온이 연료를 고압으로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어서 배기량은 K7보다 적지만 성능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K7도 올해 말 그랜저 HG(프로젝트명) 출시 이후 3.0ℓ GDi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어서 두 차종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크기는 두 차종이 거의 비슷하지만 알페온이 조금 더 크다. 알페온은 길이x너비x높이가 4,995x1,860x1,510(mm)이고, K7은 4,965x1,850x1,475(mm)다. 휠베이스는 K7이 조금 더 긴데, 알페온은 2,837mm, K7은 2,845mm다.
▲승부는 이제 시작
|
GM대우 알페온 실내 |
기아 K7은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뒤 그랜저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준대형의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GM대우는 알페온 3.0ℓ를 9월에 먼저 출시한 뒤 2.4ℓ를 10월에 출시해 K7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차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 하지만 둘의 경쟁에도 복병이 있다. 현대차 그랜저HG다. 따라서 두 차종의 경쟁은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기 전 초반 분위기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 하는 데에 승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