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본 수입업체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 공격적인 판촉을 펼치지만 부진의 늪에 빠진 판매가 좀처럼 헤어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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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본 브랜드는 모두 다섯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본 빅3"라 불리는 토요타·혼다·닛산의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6월 수입차 신규 등록 통계를 살펴보면 토요타는 5월보다 55.4% 감소했다. 그나마 렉서스가 전달보다 32.3%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2%나 떨어진 것. 한때 수입차 최초로 연간 1만 대를 돌파, 승승장구했던 혼다도 전달보다 6.4% 떨어졌다. 닛산도 판매가 줄어 5월과 비교하면 3.6%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략 차종의 판매가 신통치 않아 나타난 현상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본 빅3는 7~8월 강력한 판촉조건을 내걸었다. 현재 토요타는 캠리를 사면(하이브리드 포함) 유예금을 65%로 설정, 월 납입금을 크게 낮춘 금융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RAV4는 18개월 무이자나 36개월 저리(3.6%) 할부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렉서스도 모든 차종의 등록세(5%)를 지원한다. 여기에 기존 보유자가 렉서스를 다시 사면 LS600hL과 LS460은 500만 원, GS350·GS460·GS450h·RX350·RX450h·ES350은 200만 원, IS250과 IS250C는 100만 원을 신차구입비 명목으로 지원해 준다. 쓸 수 있는 모든 할인정책을 쏟아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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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캠리 |
혼다도 주력 차종 어코드에 강한 프로모션을 걸었다. 2.5 기준으로 40%의 선수금을 내면 24개월 무이자 혜택을 준다. 200만 원어치 주유권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닛산은 수입차 업계 최초로 50% 바이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뉴 알티마를 사면 30%의 선수금을 내고 20%는 36개월 동안 할부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36개월 할부가 끝나면 남은 금액 50%는 일괄 상환하거나 구입차 반납, 할부 연장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강력한 판촉이 실제 판매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 브랜드를 판매하는 한 영업사원은 "프로모션을 해도 사 가는 사람이 없다"며 "이미 계약했던 차를 중심으로 출고를 하는 것뿐 신규 고객 유입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다른 브랜드의 영업사원도 "비수기인 것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유럽 차들이 적극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것과 달리 일본차들은 그런 활동 자체가 거의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판매 감소가 딜러 수익 악화로 이어져 거의 모든 일본차 딜러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미 만성 적자에 빠졌다는 위기감도 고조돼 특정 브랜드 딜러는 임원들이 단체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유로화나 달러와 비교해 아직까지 환율이 높은 엔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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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알티마 |
한 수입차 관계자는 “일본차들은 늘 판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해왔지만 최근의 판매 실적은 브랜드나 딜러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을 만큼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큰 전환점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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