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잊는다, 속세를 잊는다

입력 2010년07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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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과 내외지간인 서원리 정부인송
산과 바다, 강과 계곡을 찾는 피서 인파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더위를 식히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피서 인파가 찾아가는 곳을 피하는 게 한 요령이라면 너무 아이러니한 말이 될까. 충북 보은군에 있는 서원계곡과 만수계곡은 빼어난 주변 경관과 맑은 물줄기, 호젓한 분위기를 갖춘 청정계곡이다. 이들은 한국의 팔경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속리산과 그 남단에 위치한 구병산 사이에 숨어 있다.



속리산이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는 국립공원으로 충북 보은군·괴산군·경북 상주시 경계에 있다. 구병산은 속리산 그늘에 가려 일반에 덜 알려져 있지만 "충북의 알프스"로 일컫는다. 산 전체가 깨끗하고 조용하며 잘 보존돼 있어 보은군청에서는 지난 1999년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km 구간을 "충북알프스"로 출원 등록해 관광상품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 예로부터도 이 지방에서는 속리산 천왕봉은 지아비 산, 구병산은 지어미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해서 이들을 "삼산"이라 일컫기도 했다.

만수계곡


충북알프스를 따라 이어지는 서원계곡과 만수계곡은 삼가저수지를 중심으로 상류의 만수리에는 만수계곡이, 하류 서원리에는 서원계곡이 있다. 즉 천황봉 남쪽 골짜기에서 발원한 삼가천이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흘러서 삼가저수지에 이르는데, 이 4km의 계곡이 만수계곡이고, 삼가저수지를 중심으로 아래로 흘러 서원리에 이르는 계곡이 서원계곡이다.



만수계곡 입구
만수계곡은 천황봉 바로 밑까지 이어지는데, 백두대간 형제봉이 빤히 보이는 만수동에는 그림처럼 예쁜 산장과 펜션이 자연 속에 어우러졌다. 그 모습이 그야말로 알프스 어느 산간지방을 닮아 "충북의 알프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옛 이름을 따서 묘박골이라고도 하는 만수계곡은 우거진 숲과 깎아지른 절벽, 기암괴석을 타고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줄기가 청정 자연을 그대로 보여준다. 계곡 초입의 표지석에 새겨진 "세속을 멈추게 한다"는 말이 조금도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삼가저수지 아래쪽의 서원계곡은 505번 지방도로와 나란히 달려가며 펼쳐진다. 길가인데다 계곡 폭이 넓어 찾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대신 나무그늘이 시원한 만수계곡과 달리 햇빛을 피할 그늘이 적은 점다. 황해동 1교와 2교, 정부인송 앞 강변, 서원골가든 앞이 물놀이하기 좋은 지점으로 꼽힌다.

서원계곡


서원계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는 길가 경작지 가장자리에 있는 정부인송 소나무다. 수령 600∼700년쯤으로 추정하는 이 소나무는 높이 15m로, 지상 70cm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개로 갈라졌다. 그 줄기의 밑둘레는 각각 3.3m, 2.9m이며, 수관폭은 동서가 23.8m, 남북이 23.1m로 평균 23.5m다. 법주사 입구의 정이품송과 내외지간이라고 하는데, 정이품송이 곧추 자란 것과 달리 서원리 소나무는 밑에서 둘로 갈라졌기 때문에 암소나무라고 해서 "정부인(貞夫人) 소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서원계곡 전경
서원계곡과 서원리라는 마을 이름은 그 곳에 있는 상현서원에서 비롯됐다. 상현서원은 우암 송시열 선생을 비롯해 성제원, 조헌 그리고 춘암 김정 선생을 모신 곳이다.



*맛집

서원계곡 투명한 물빛
보은군에는 음식문화 개선과 지역 대표음식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한복선 식문화연구원장이 연구·개발한 대추한정식이 있다. 2인 이상 예약 주문해야 맛볼 수 있으며 대추새우무침, 솔잎만두, 궁중대추떡볶이, 솔잎닭북어찜, 신선로, 대추단자, 솔잎대추차 등의 메뉴를 선보이는 품격있는 반가한정식(2만5천원), 모임이나 행사용 밥상(1만3천원), 대중적 보양밥상(8,000원) 등이 있다. 전화(043-540-3271~4)로 문의하면 대추한정식을 선보이는 대추골식당(043-544-1250)을 비롯해 월드컵가든, 화성식당, 명동식당, 영남식당 등을 소개받을 수 있다. 장안면 장재리로 가면 장재송장어식당(043-543-4455)의 싱싱한 향어회와 송어회가 기다린다. 만수리 마을에서 재배한 무공해 농산물과 산채 토종꿀, 버섯의 인기도 높다.



*가는 요령

서원리 소나무 밑둥이 둘로 갈라졌다
경부고속도로 청원 분기점 - 보은 나들목 - 보은에 이른다. 보은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4km 남짓 가면 대야리. 대야리를 지나 하개리 외속농협 앞 분기점에서 좌회전, 505번 지방도를 타면 서원계곡 - 삼가저수지 - 만수계곡 입구에 이른다.

수령 600년의 연륜
장재송장어식당의 송어회 상차림


이준애 (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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