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타보니…“형님들 긴장하세요”

입력 2010년07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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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다" 한마디로 모든 표현이 가능하다.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는 모든 면에서 새로운 차다. 현대가 강조하는 "세상에 없던 차"라는 말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내세울 게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엔진 배기량이 1,600cc급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중형차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넓은 실내공간과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인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품목을 더했다. 시승코스는 고속도로와 산길, 시내가 모두 어우러진 다양한 구간. 강원도 일대에서 132km 넘게 주행하며 신형 아반떼의 성능을 체험했다.


▲스타일
현대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바탕으로 "바람"이 지나간 자리를 형상화한 "윈드 크래프트"가 디자인 모티브다. 신형 아반떼가 지닌 선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 유려하다. 개성을 살리면서도 어느 나라에서든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을 지녔다. 아반떼가 월드카를 지향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앞모양을 살펴보면 "헥사고날"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투싼ix의 그것과 비슷하다. 시선은 위로 가지 않고 아래와 옆으로 분산된다. 스포티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옆모양은 쏘나타와 비슷하다. 문 손잡이도 모양이 비슷하다. 창문 크기도 작아져 날렵함을 강조했다. 뒷모양은 앞에서 불어온 바람이 뒤에서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다. 풍만하면서 부드러운 선을 지녔다.

인테리어는 제네시스 쿠페나 쏘나타를 섞어 놓은 듯하다. 실내공간이 그만큼 넓어진 탓도 있지만 패밀리룩이 실내에도 반영된 탓이다. 다양한 수납공간도 곳곳에 마련했고 센터페시아의 여러 버튼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소재도 좋아졌다. A필라와 썬바이저는 플라스틱에 천을 덧대 시각적으로 헤드라이너와 통일감을 준다. 또한 대시보드는 물론 아래로 이어지는 부분은 쿠션감이 느껴지는 발포성형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앞뒤 시트도 좋아졌다. 몸을 훨씬 잘 잡아줄 수 있으면서도 편안하다. 운전석에는 10방향 전동시트를 적용했고 앞좌석에만 있던 온열시트를 뒷좌석에도 적용했다. 웬만한 중형차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편의장치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보면 좁다는 생각이 안 든다. 시트 느낌도 괜찮다. 스티어링 휠의 생김새나 그립감도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휠과 계기판 디자인은 쏘나타와 닮았다. 뒷좌석 헤드룸도 쏘나타와 비슷한 느낌이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타도 괜찮다. 뒷좌석에선 헤드룸이 약간 줄어든 대신 레그룸이 대폭 늘어나 차가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주행&승차감
기존보다 힘이 세진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효율과 성능을 모두 추구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도 경제성도 살린 셈이다. 신형 아반떼는 1.6ℓ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m의 성능을 낸다. 기존 4단 자동변속기에서 6단으로 업그레이드 해 더욱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보이면서도 효율이 높아졌다. 연비는 16.5㎞/ℓ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아이들링 상태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NVH(소음 진동 정도)에 집중했다는 현대쪽 이야기가 실감난다. 액티브 에코를 켠 채 출발하자 엔진 회전수(RPM)가 부드럽게 올라간다. 일반적인 주행에 좋을 듯싶다. 액티브 에코를 끄고 스포츠 드라이빙을 해봤다. 배기량 탓에 엔진음이 가볍지만 차가 달려 나가는 정도는 생각 이상이다. 차 무게는 기존과 비슷하나 엔진의 힘이 좋아져서 훨씬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신형 아반떼는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도 괜찮은 성능을 보여 즐거움을 주지만 고속 주행이 진짜 매력이다. 시속 160㎞에서도 안정감이 뛰어나다. 최근 트렌드에 맞게 앞유리가 앞좌석에서 멀찍이 떨어진 데다 A필라의 각도가 완만해서 속도감을 덜 느끼면서도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게 했다. 게다가 트렁크 후드는 따로 스포일러가 필요 없는 디자인이라 그 덕에 공기가 차의 뒤를 눌러주는 다운포스를 발생시킨다.

고속 코너링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현대가 공기 흐름을 이용하는 기술이 늘었다. 불안함이 거의 없다. 고속으로 달릴 때에도 소음은 크지 않다. 특히 일반적인 고속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100㎞로 주행했을 때 중형차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6단 자동변속기는 반응이 꽤 빠르다. 수동 변속을 할 때 엔진 회전수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수동 모드를 활용하며 높은 RPM을 유지하며 달릴 때에는 가속 페달에 진동이 미세하게 전달된다. 연료를 직접 분사해 큰 폭발력을 얻는 GDi엔진의 특성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D 레인지에서는 매우 정숙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D 레인지에서 기어비는 엔진 배기량을 보완하기 위함인지 1단과 2단이 초기 가속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3단부터는 연비 주행이 가능하도록 바로 다음 단으로 빠르게 변속된다.

시속 80km에서 풀 브레이킹도 해봤다. 차가 무거워서 밀리는 느낌이 아니다. 가볍게 선다. 신형 아반떼는 후륜에 CTBA(커플드 토션빔) 방식 서스펜션을 쓴다. 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과 달리 새 차에 맞도록 개량한 방식이다. 승차감을 유지하면서도 부품 수가 줄고 구조가 단순해져 차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뒤쪽 사이드멤버와 연계해 설계된 탓에 후방 추돌 때에도 기존 방식보다 훨씬 유리해졌다.


▲총평
현대가 최근 내놓는 차와 마찬가지로 신형 아반떼도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지나치게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차의 컨셉트와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신형 아반떼는 "작은 쏘나타"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현대의 패밀리룩을 지녔고 지향하는 성격도 비슷하다. 다이내믹을 강조하면서도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힘이 필요할 때에는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조용함이 필요할 때에는 숨소리를 줄인다. 경쟁 차종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넉넉한 엔진룸 공간이나 차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 터보차저를 얹은 고성능 버전 출시도 기대된다. 그리고 차 가격이 구형보다 높아졌지만 이 점은 차를 직접 타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 보인다.

평창=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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