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출시한 6세대 쏘나타, 즉 YF쏘나타는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가격에 견줘 감성 품질이 조금 모자라다는 평을 받아왔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둘째 치고 소재와 안전·편의품목에서 경쟁 차종과 비교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아차의 K5와 르노삼성차의 신형 SM5의 승승장구에 현대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간판스타 쏘나타의 상품성을 크게 개선해 2011년형으로 출시했다. 그 가운데 최고급형에다 스포티 패키지를 적용한 차를 시승했다.
▲스타일
2011 YF쏘나타는 구형과 생김새는 같다.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라는 현대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난"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이런 쏘나타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어떤 사람들로부터는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굉장히 세련되고 멋지다는 평도 있어 소비자 평가는 뚜렷이 갈린다. 그런 탓인지 겉모양은 바뀌지지 않았다.
시승차는 "스포티 패키지"를 적용해 18인치 알로이 휠, 패들 시프터, 뒷좌석 6대4 폴딩시트를 추가했다. 우선 18인치 휠은 차의 날렵한 디자인과 매우 잘 어울린다. 파노라마 루프와 18인치 휠 덕에 수입차 못지 않은 안정감과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출시 전 스케치 이미지로 경험한 스포티한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새 차는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헬스케어 내장재를 쓴 필라 트림과 손잡이 등에 제올라이트 항균제를 첨가, 지속적으로 세균을 제거해 위생에도 신경 썼다. 또한 소재를 개선한 헤드레스트를 운전석과 조수석에 적용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고, 충돌 때에는 운전자의 머리를 보호하는 역할도 강화했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편의성을 높여 중형 패밀리 세단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쾌적한 운전을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에 통풍·온열시트를 적용했고 위 아래로만 움직이던 스티어링 휠은 앞뒤로도 움직이는 "텔레스코픽" 기능을 추가해 운전자의 여러 체형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뒷좌석엔 온열시트를 새롭게 적용했고 6대4 폴딩시트를 채택해 스노보드 같은 긴 물건도 쉽게 실을 수 있는 등 활용성도 높였다.
▲주행&승차감
2011 쏘나타의 가장 큰 변화는 "정숙성"이다. 기존과 비교해 NVH(소음, 진동, 험로주행소음·진동) 성능을 개선했다. 휠하우스에다 방음재를 덧대고 더욱 두꺼운 유리를 써서 주행 때 발생하는 소음의 실내 유입을 줄였다. 또한 특유의 부밍음도 줄어들어 편안한 패밀리 세단이라는 컨셉트를 강화했다.
새 차는 장시간 운전에도 유리해졌다. 쾌적함을 높인 시트에다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로 운전자 체형에 맞출 수 있고 주행시 소음이 줄어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감이 덜하다. 서스펜션은 알맞게 부드러우면서도 거부감이 느껴질 만큼 출렁이지는 않는다. 코너링도 문제없다.
엔진은 구형과 같은 세타Ⅱ MPi 2.0ℓ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65마력, 최대토크 20.2㎏·m를 낸다. 하지만 18인치 휠과 패들시프터가 적용되는 "스포티 패키지"로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데에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마치 다른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다. 패들시프터의 변속 반응도 꽤 빠르고 코너를 돌면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YF쏘나타는 기어 변속 레버의 위치가 수납공간을 확보하느라 운전자에게 가깝게 자리해 있는데 스포츠 드라이빙엔 레버 위치가 조금 어색하다. 따라서 이런 단점을 스포티 패키지에 포함된 패들시프터로 보완했다.
2011 쏘나타는 액티브 에코를 적용해 능동적으로 차의 출력을 제어한다. 최적 연비를 위해 차가 스스로 제어하는 것이다. 액티브 에코를 켠 채 운전하면 매우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엔진 회전수가 부드럽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기능을 끄면 차의 반응이 민감해져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3.0km/ℓ로 구형의 12.8km/ℓ보다 향상됐다. 연비주행을 하면 17.0km/ℓ까지 나오며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면 6.0km/ℓ쯤으로 떨어진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공인연비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이어는 아쉬움이 컸다. 다른 휠 사이즈에다 다른 타이어를 쓰는 2011년형 쏘나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인들이 잘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 타이어라지만 안전과 승차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타이어가 유독 불만족스러웠다. 많은 부분에서 상품성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타이어의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스포티 패키지가 일반적인 주행에서도 그 역할을 하겠지만 차가 지닌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타이어의 개선이 필요하다. 따로 교체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게 차를 주문할 때 스포츠 타이어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총평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켜 출시한 2011 쏘나타는 성격을 더욱 명확히 했다. 스포티카를 지향하는 패밀리 세단이다. 두 성격의 특징을 명확히 구분해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어중간한 구형에 견주면 놀라운 발전이다. 작은 노력으로 이렇게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상품성을 크게 개선한 게 다른 강력한 라이벌 때문이지만 "할 수 있으면서 왜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명불허전이다. 뒤늦게라도 변신에 성공한 쏘나타는 분명 매력적이다.
시승/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