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중국제 차 냉매가스 6만 대분 유통

입력 2010년08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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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차 부품을 부식시키고 불꽃과 닿으면 폭발까지 일으킬 수 있는 가짜 자동차 에어컨 냉매가스를 중국에서 들여와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냉매가스 수업업체 A사 대표 이모(32)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34)씨 등 다른 업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6월 중국 광둥성과 산둥성에서 가짜 냉매가스 54t을 무허가로 수입해 이중 약 41t(차 6만여 대 분량ㆍ4억2,000여만 원 어치)을 서울과 대전, 광주 등 전국 자동차 공업사와 카센터 100여 곳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냉매가스는 철과 알루미늄을 부식시켜 자동차 부품을 망가뜨리고, 고무재질을 약화시켜 에어컨 냉매 호스의 누수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화성이 없는 정상 제품과 달리 이 가스는 불꽃에 닿으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어 냉매가스가 샐 때 스파크 등으로 차 화재를 일으킬 위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6월 경기 안산에서는 벤츠 등 승용차 5대가 이 냉매 가스를 충전했다가 에어컨 핵심 부품이 파손돼 차 한 대당 수백만 원의 피해를 봤다고 경찰은 전했다.

적발된 가스는 ▲HCFC-22ㆍHCFC-142b ▲HCFC-22ㆍR-40 ▲HCFC-22ㆍR-40ㆍHCFC-21 등 세 종류로, 정품 냉매(HFC-134a)와 제품 명칭이 다르다. 피의자들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냉매 가격이 2배로 오르자 폭리를 노려, 가격이 기존 제품의 40∼60%에 불과한 중국산 가스를 정품인 것처럼 납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짜 가스를 구매한 자동차 정비업자들이 "불법 물질인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들을 따로 수사하지 않되 피해 고객한테 정품가스로 바꿔주도록 요구했으며, 불이행 업자는 사기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할 계획이다. 또, 불법유통 업체의 명단과 수사내용을 관련 부처인 지식경제부에 전달해 가짜 냉매가스에 대한 단속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4∼6월 에어컨 가스를 충전한 소비자는 카센터에 정품 여부를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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