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이면서 레거시가 아닌 차, 스바루 아웃백 3.6R

입력 2010년08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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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이름 그대로 판매되는 것과 달리 본토 일본에서는 "레거시 아웃백"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레거시와 많이 닮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적지 않다. 실제로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은 레거시와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정체가 모호하다. SUV 같기도 하고, 스테이션 왜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차를 두고 흔히 "크로스오버"로 분류하기도 한다. 레거시이면서 레거시가 아닌 차, 아웃백 3.6R을 시승했다.


▲스타일
전체적인 크기를 살펴보면 길이 4,780mm, 너비 1,820mm, 높이 1,670mm, 휠베이스 2,740mm이다. 세단인 레거시와 비교하면 45mm 길고, 165mm 높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10mm 짧다. 물론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왜건에 SUV를 결합한 형태여서 겉모습만 놓고 보면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기본적인 디자인 특징은 레거시와 궤를 같이한다. 동일한 헤드램프 디자인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릴과 범퍼는 조금 손을 댔다. 스포츠 세단처럼 강인한 레거시와는 달리 부드럽고 가족친화적인 인상이다. 밑 부분을 투톤으로 처리, SUV 특징을 살려낸 점도 인상적이다.

옆면은 벨트라인 위쪽의 그린하우스가 굉장히 좁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에 차체가 꽤 길어 보여 왜건처럼 보인다. 아웃백을 SUV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후면은 엉덩이가 바짝 올라붙었다 해도 좋을 만큼 범퍼의 위치를 높였다. 또한 D필러에 경사를 줘 역동성을 가미했다.

실내는 레거시와 거의 같다. 이전 레거시 시승기의 실내 부분을 그대로 옮겨와도 무방하다. 곳곳에 들어간 우드 트림은 전체적인 조화를 해쳐 차라리 빠지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레거시와 다른 점이라면 내부 공간에서 적재 공간이 밀도 있게 갖춰졌다는 점이다. 트렁크 공간의 용량은 526ℓ다.


▲성능
역시 레거시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고 있다. 시승차는 수평 대향 6기통에 3,630cc의 DOHC 박서 엔진을 올렸다. 최고출력은 260마력, 최대토크는 34.2㎏·m을 낸다. 변속기는 5단 자동변속기다. 구동방식은 스바루 차의 특징인 AWD다.

파워트레인이 같다고 해서 주행 성능까지 같지는 않다. 차마다 특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아웃백의 가속력은 레거시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내고 있다. 날카롭게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고 아주 묵직하게 반응한다. 이는 레거시보다 40㎏이 더 나가는 아웃백의 무게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고속에 올라서면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변속기는 5단 자동이다. CVT가 올라간 2.5와는 다른 구성이다. 회사는 강한 엔진 출력에 견디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변속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특히 저속기어로 변속할 때의 응답성이 빠르다. 수동으로 운전할 때의 느낌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주행 스타일이나 도로상태 등 주행환경에 가장 알맞은 기어를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댑티브 컨트롤(Adaptive Control)" 기능은 최적의 주행을 도와준다.

코너링에서는 차가 커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스바루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AWD는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게 했다. 바퀴가 도로를 움켜쥐는 힘이 훌륭해 돌아나가는 것도 아주 매끄럽다. 물론 흔들림은 조금 존재한다. 그래도 이만하면 대만족이다. VDC의 개입은 더딘 편이다. 그만큼 스바루의 AWD 성능이 좋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매우 정확한 편이다. 원하는 방향 어디로든 빠르게 움직인다. 직진 안정성도 괜찮은 편이다. 연비는 9.1km/ℓ. 이마저도 레거시와 같다. 경쟁차인 닛산 무라노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총평
의욕적으로 국내 진출을 선언한 스바루지만 첫 해 성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물론 하반기 각 지역 딜러도 확충하고 브랜드도 알려져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브랜드와 제품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관심에서 조금 물러나 있다는 점은 성능에 비춰볼 때 매우 아쉽다.

수입차 전체로 봤을 때도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는 매우 낯설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특징을 전면에 내걸고 틈새시장을 확실하게 공략한다면 아웃백에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가격은 4,790만 원이다.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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