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의 자동차 할부 금융을 전담할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가 국내에 설립된다. 이 경우 폭스바겐그룹의 전용 할부금융사가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그룹 산하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판매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2일 폭스바겐과 수입차 업계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는 독일 본사가 직접 투자하는 형태로 세워진다. 초기 자본금은 200억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독일인 사장을 비롯해 국내 업무를 맡을 임원진 구성이 한창이다. 신설 할부금융사는 국내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 차종의 금융을 담당할 예정이다. 따라서 아우디나 벤틀리도 신설 금융회사의 할부상품 등을 활용해 판촉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이번 폭스바겐그룹의 한국 내 금융사 설립은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대표의 끈질긴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오랫동안 독일 폭스바겐 본사에 한국에 할부금융사 설립을 주장해 왔다. 이를 통해 더욱 공격적인 할부상품 등을 제공,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의 한국 설립은 폭스바겐 딜러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권 딜러 관계자는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더욱 좋은 금융 조건에서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며 "국내 판매 물량도 늘어나는 만큼 판매에 큰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영업사원들은 환영하면서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차가 많이 팔리면 성과급이 높아지지만 그간 관례상 받아왔던 금융상품 이용 수수료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영업사원은 "일선 반응은 캐피탈 수수료가 적지 않아 그것을 놓치는 것을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판매가 늘면 그만큼 수익도 확대돼 거의 반기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진출로 그간 수입차 할부상품을 제공해 왔던 캐피털 업체들은 울상이다. 한 캐피탈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는 경제력 있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까닭에 자금 회수율이 높다"며 "그만큼 캐피탈 업체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국내 상위권 수입차 업체 중 금융회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폭스바겐이 금융사를 세워 폭스바겐, 아우디 등과 거래하던 캐피탈 회사들은 수익에 타격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의 본격 가동 시기는 연말쯤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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