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현대기아차그룹이 1일로 그룹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현대그룹에 속해 있던 현대기아차가 2000년 9월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으로 공식 계열 분리된 지 정확히 10년이 된 것이다. 10년 간 현대기아차그룹은 단순히 외형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자산총액은 2000년 36조1,360억 원에서 100조7,000억 원(지난 4월 기준)으로 3배 가까이 상승하며 삼성그룹(192조8,000억 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2000년 36조4,460억 원에서 2009년 94조6,520억 원으로 2.6배, 순이익은 1조2,032억 원에서 8조4,290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출 100조 원, 순이익 10조 원도 눈앞에 다가왔다. 완성차 및 부품 제조에서 나아가 철강, 건설, 물류, 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계열사 수는 16개에서 42개로 급증했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대수도 2000년 243만6,498대에서 2009년 464만216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만 275만3,606대로, 연간 판매대수는 54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해외 곳곳에 현지 공장을 세우면서 해외생산은 현대차가 2000년 11만4,498대에서 2009년 149만4,187대로 늘어났고, 2000년 해외 공장이 없던 기아차는 작년 해외에서만 39만2,000대를 생산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기아차는 2000년 판매대수가 40만3,923대였으나 2009년에는 73만5,127대로 늘어났고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8.5%까지 뛰어올랐다.
무엇보다 차의 품질이 선진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싼 가격" 외에는 볼 게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흠을 찾기 어렵다"는 쪽으로 바뀌면서 해외 언론의 호평이 이어졌고, 중국과 유럽에서는 도요타마저 추월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이 같은 급성장은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글로벌 기업을 향한 지속적인 품질·혁신 경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매년 수차례씩 해외법인을 방문해 생산과 판매, 품질 유지 현황을 점검하는 "글로벌 현장경영"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현지 전략 차종을 개발해 적기에 공급해온 해외 시장 전략도 주효했다. 여기에 선진국 시장에 치우치지 않는 현대기아차의 고른 포트폴리오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례적인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인정받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미국과 유럽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판매가 급감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11%나 증가한 실적을 냈다"며 "품질에 만전을 기하고 현지 밀착경영을 강화해나간다면 수년 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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