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백, 현대-기아 집안 싸움 '양보 없다'

입력 2010년09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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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해치백 시장에 기아차가 포르테 해치백을 투입, 현대차 i30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해치백 시장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어서 두 차종 간 정면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기아 포르테 해치백


해치백의 수성은 역시 i30의 몫이다. i30는 지난 2007년 6월 출시된 후 첫해에만 무려 8,900여 대가 팔렸다. 세단이 집중 강세를 보이던 시장에서 해치백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아반떼 판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인기는 이듬해에도 이어져 연간 3만 대가 팔렸고, 지난해는 2만5,000대가 판매됐다. 올 들어 8월까지 신차효과 감소 등에 따라 7,400대에 그쳤지만 수입차에 견줄 만한 해치백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i30의 이런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는 기아차다. 기아는 포르테 해치백을 내놓으며 i30를 겨냥했다. 집안 싸움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i30를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현실적인 경쟁차종은 i30가 될 수밖에 없어 집안 싸움이 불가피하다.



기아차가 포르테 해치백을 내놓으며 i30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꼽는 부분은 엔진이다. 포르테 해치백에는 신형 GDi 엔진을 탑재해 최대 140마력을 낸다. 아직 직분사 엔진으로 갈아타지 못한 i30로선 124마력의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차도 올해 안에 i30에 GDi 엔진을 탑재, 기아차의 엔진 내세우기는 쉽게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 가지는 길이다. 포르테 해치백은 i30보다 길이가 4,340mm로 95mm 길다. 두 차종의 휠베이스는 2,650mm로 같지만 길이에서 앞서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췄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길이보다 실내공간의 여유를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간 활용성을 어떻게 높였으냐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로선 해치백을 기아차보다 한참 앞서 내놓은 만큼 공간 활용의 노하우를 부각시키는 셈이다.



현대 i30
기아는 가격도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중이다. 기본형에서 최고급형까지 가격대가 1,350만 원에서 1,865만 원으로 i30에 견주면 저가형은 11만 원, 최고급형은 20만 원쯤 낮다. 이렇게 가격을 낮춘 데에는 i30와 차별화를 내세우는 데 조금 불리한 점이 있는 탓이다. i30가 아반떼에서 파생했음에도 독자적 디자인 등을 갖춘 것과 달리 포르테 해치백은 포르테의 외형을 갖고 있어 별도 차종으로 인식되기 어렵다는 것.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시장에서 i30는 아반떼의 변형 차종이 아니라 독자 모델로 인식돼 있지만 포르테 해치백은 세단의 단순한 가지치기 차종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기아로선 GDi 등으로 차별화를 이뤘지만 태생의 한계 극복을 위해 가격은 오히려 i30보다 비싸지 않도록 조절했다는 얘기다.



한편, 두 회사의 해치백 경쟁이 "전쟁"을 예고하면서 GM대우도 경쟁 가세를 예고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파리모터쇼에 라세티 프리미어의 해치백 버전을 공개하는 것. 이를 통해 내년 중 해치백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수입차 업계도 덩달아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수입 해치백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폭스바겐 골프의 경우 해치백 모델에 관심이 몰릴수록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해치백 차종으로는 1ℓ에 19.5km라는 놀라운 연료효율을 보유한 푸조 308 MCP도 관심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세단 일색이었던 시장에 해치백의 존재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해치백은 국내 업체뿐 아니라 시장이 커질 경우 유럽 업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차종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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