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뉴 XJ "역시 럭셔리 스포츠 세단"

입력 2010년09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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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코리아가 뉴 XJ를 출시했다. 회사측은 11일부터 이틀동안 신형 XJ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제주도에서 열었다.

재규어의 최상위 세단 XJ는 1968년 처음 선보인 뒤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세계 3대 디자이너 가운데 하나인 이안 칼럼이 재규어 수석 디자이너로 합류해 신형 XJ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 신형 XJ는 구형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스타일을 구현한 건 물론 재규어의 첨단 기술을 집약해 미래지향적인 고급 세단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국내에는 지난 5월 사전 공개 뒤 7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신형 XJ를 제주도에서 시승했다.


▲스타일
첫인상이 매우 공격적이다. 스포티하면서도 유연한 몸매를 지녔다. 앞모양에선 단순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보인다. 특히 공기흡입구 역할을 하는 전면 그릴은 멋스러움과 효율성을 함께 추구했다. 차의 전체적인 디자인에 안정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 사이드 윈도는 스포츠 쿠페같은 실루엣을 완성한다. 큰 차체임에도 역동적이다. 뒷모양은 풍만하다.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처리했다. 공격적인 앞모양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 편안함이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호화 요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는 게 재규어의 설명이다. 질감과 색감의 통일을 위해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에는 각 차마다 수종이 같은 나무 한 그루를 썼다. 도어에서부터 대시보드 상단까지 최고급 무늬목으로 장식한 디자인이 대담하다. 또 이중 스티치로 처리한 천연가죽 마감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모든 부분에서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더불어 뉴 XJ는 바우어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해 뛰어난 음질을 자랑한다. 서브우퍼와 도어우퍼 각 2개를 포함한 스피커 20개가 곳곳에 배치돼 자동차를 음악감상실로 활용하는 오디오 마니아들의 귀높이(?)를 충족시켰다.


▲주행 & 승차감
시승에는 세 가지 트림이 동원됐다. 신형 V8 5.0ℓ 엔진에 수퍼차저를 장착한 "수퍼스포트(SWB)"와 수퍼차저가 없는 자연흡기 방식의 "프리미엄 럭셔리(LWB)", "포트폴리오(LWB)" 등이다. 우선 385마력을 내는 5.0 포트폴리오의 뒷좌석에 앉아 시승을 시작했다. LWB(롱 휠 베이스) 버전이어서 뒷좌석 공간이 넉넉하다. 다리를 놓을 수 있는 레그룸이 충분하고 곳곳에 쓴 최고급 소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일품이다. 특히 파노라마 루프의 햇빛가리개는 앞뒤 독립형이어서 뒷좌석에 앉아 개방감을 즐길 수도 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뒷좌석에선 큰 충격이 없다. 동승자의 지그재그 운전에도 뒷좌석이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흔들림이 발생하면 바로 자세를 잡아 차의 안정감이 확실히 느껴진다. 소퍼 드리븐카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대목이다.

다음에는 조수석에서 수퍼스포트 차종을 체험했다. 이 차는 최고출력 510마력에 최대토크 63.8kg·m의 성능을 낸다. 수퍼차저를 적용한 덕분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부터 폭발적인 가속력을 선보인다. 너무나 강력하다. 게다가 독특한 "크르릉" 소리는 차에 탄 내내 "배기 사운드"의 즐거움을 준다. LWB 버전보다 짧다 보니 역동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도 없다. 이 차는 뒷좌석보다 앞좌석이 매력적이다.

끝으로 5.0 프리미엄 럭셔리를 몰았다. 5.0 포트폴리오 차종보다 95kg 가볍고 휠은 20인치 대신 19인치를 끼웠다. 변속기를 스포츠 모드에 놓고 다이내믹 모드 버튼을 눌러 기능을 활성화시켰다. 앞서 시승한 2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엔진 반응과 변속시점이 완전히 다른 차처럼 변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엔진이 반응하고 패들 시프터를 이용해 수동 변속을 하면 레드존에서도 자동 변속되지 않는다. 고급 대형 세단이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변속시점도 매우 빨랐는데, ZF의 6단 자동변속기 성능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스포츠 모드에서 변속시점은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오히려 부드럽다.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속도계에서 잠깐 눈을 돌리면 시속 160km를 훌쩍 넘긴다. 시속 200km도 순식간이다. 말 그대로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세 차종 모두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차체 덕분에 차가 뒤뚱거리지도 않는다. 강력한 브레이크와 서스펜션도 안정감에 도움을 준다. 차의 자세가 변하더라도 바로잡는다. 완충장치는 무조건 단단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고급 세단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기본이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추구한 차다. 앞바퀴에 코일스프링을 썼고 뒷바퀴엔 에어스프링을 써서 두 가지 성격을 모두 담아냈다.


▲총평
손이 닿는 곳, 시선이 머무는 곳은 모두 고급스럽다. 집과 같은 편안함을 준다. 게다가 귀도 즐겁다. 직관적이면서도 우렁찬 엔진음은 물론 프리미엄 B&W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서다. 차의성능은 부드러우면서 단단하고 우아하면서 스포티하다. 이 차는 재규어가 가진 기술력의 결정체라 해도 과찬이 아니다. 또 재규어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한 혁신적인 디자인은 XJ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제주=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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