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일본의 자동차 판매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경기악화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자동차판매연합회에 따르면 9월 자동차판매는 30만8,663대로 전월에 비해 4.1% 감소했다. 일본에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것은 14개월 만이다. 자동차 판매가 갑자기 부진해진 것은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지난달 7일부터 중단된데다 엔화값 강세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효과가 컸던 소형차 판매는 9월에 12.2%나 감소했다.
요미우리신문은 3일 사설에서 "자동차 판매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친환경차 보조금 중단과 엔고라는 "더블 펀치"를 맞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일본 자동차업계의 시련이 시작됐다"면서 "소비자들이 보조금 혜택 등을 받기 위해 신차구입을 9월 이전으로 앞당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이후 차 판매는 20∼30% 정도 감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 역시 엔고가 장기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매출 감소와 함께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 토요타자동차의 9월 국내고객 주문이 40% 정도 감소해 10월부터 급격한 판매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 판매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부품과 소재 등 관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는 국내 수요 위축에 대비해 이달 생산 규모를 9월 대비 20% 정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판매부진이 예상되자 일본 자동차시장의 30%를 점하고 있는 경차시장에 참여하기로 했다.
자동차 판매부진이 지속되면 경기회복에 큰 걸림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산업의 수요 유발효과는 다른 산업의 약 2배인 만큼 판매감소가 이어질 경우 고용과 소비 등 경기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제조업 지표인 일본의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0.3% 줄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시장의 침체와 달리 미국 자동차 시장은 뜨겁다. 미국의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지난달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판매신장률을 보였다. 미국 시장 1위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판매량이 작년보다 11% 늘었고 포드자동차는 46%, 크라이슬러는 61%, 도요타는 17%, 현대차는 48% 각각 증가했다.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