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준중형차의 배기량 경쟁구도가 "1,600cc vs 1,800cc"로 급속히 재편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00cc급 배기량은 1,600cc급보다 세금부담이 큼에도 소비자들이 고배기량 선호현상을 보여 "준중형=1,600cc"라는 고정관념도 바뀔 조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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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 GDI 엔진 |
준중형의 배기량을 1,800cc급으로 이끈 차종은 GM대우자동차 라세티 프리미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라세티 프리미어는 지난 8월까지 판매된 2만2,894대 중 배기량 1,800cc급이 67%나 된다.
GM대우 관계자는 "당초 1,600cc급을 주력으로 예상했으나 세금부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142마력짜리 1,800cc를 선택, 고배기량 선호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준중형차의 크기가 과거 중형에 해당될 만큼 커졌다는 점에서 소비자도 배기량이 큰 차종을 선택하는 것 같다"며 "또 1,600cc급과 1,800cc급의 가격차이가 30만 원밖에 안돼 부담이 적은 것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즉 30마력이나 출력이 커지고 편의품목까지 추가된다면 세금부담쯤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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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세티프리미어 1.8 엔진 |
반면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은 여전히 1,600cc급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141마력 2,000cc급 뉴 SM3를 내놨으나 여전히 1,600cc급이 주력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준중형급에선 고배기량을 아예 내놓지 않고 있다. 140마력의 1,600cc급 직분사 엔진이면 라세티 프리미어의 1,800cc급 성능에 충분히 견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들의 고배기량 선호 현상은 중형급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 쏘나타는 지난해 8월까지 배기량 2,400cc급의 판매가 전체 쏘나타 판매에서 0.2%인 177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엔 2,461대로, 비중이 2.8%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급 이하에선 고배기량 선호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준대형부터는 오히려 저배기량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중형까지는 크기보다 성능이, 준대형부터는 성능보다 크기가 주목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