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6일 정식서명된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EU 정책 당국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며, 의회 비준 등 남은 절차들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재차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유럽의 통상 담당 기자들은 큰 고비를 넘기긴 했으나 유럽의회 비준 등 향후 절차를 낙관만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스테픈 파나케레 벨기에 외무장관, 카렐 데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 이사회 건물에서 있는 서명식에서 만면에 웃음을 띤 채 협정에 서명했다. 또 서명식에 임석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과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도 만족스런 표정으로 서명을 지켜봤다.
판롬파위 상임의장과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양자 정상회담까지 마친 뒤 이 대통령과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날 정식서명된 한-EU FTA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매우 "야심 찬(ambitious)"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했다"며 "한-EU FTA는 EU가 단일 국가와 체결한 FTA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EU FTA가 서비스 공급자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여 협정이 발효할 경우 경쟁력 높은 EU 서비스 산업에 혜택이 돌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서명에 참여한 데휘흐트 집행위원도 성명을 통해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한-EU FTA는 유럽의 고용과 성장을 실질적으로 촉진할 것"이라며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이 협정이 다른 국가와의 FTA에서 유럽이 얻고자 하는 것에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처럼 EU 정책 당국자들은 일제히 환영의사를 밝혔으나 여러 산업 분야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한-EU FTA에 반대하는 자동차 업계는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시그리트 데프리스 대변인은 특히 EU 이사회와 유럽의회 사이에 협상이 진행 중인 세이프가드 관련 규정과 관련해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약속한 조건들이 충족되는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데프리스 대변인은 "한-EU FTA는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낳을 우려가 있다"며 "이는 EU의 다른 FTA 협상에도 부정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EU FTA 정식서명과 양자 정상회담을 지켜본 유럽의 기자들도 대부분 "유럽의회 동의를 얻는 "본선"이 남아 있다"며 "협정 정식서명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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