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제멋에 겨워서/ 축 늘어졌구나 흥~/ 에루화 에루화 흥~/성화가 났구나 흥~" 하고 부르는 민요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게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요인 흥타령이다. 충청도 사람들의 여유 있고 느긋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이 흥타령의 발생지인 충남 천안에서는 지금 흥타령축제가 한창이다. 흥타령을 현대 감각에 맞게 접목해 다양한 춤과 노래, 화려한 의상을 선보이는 흥타령축제는 최고의 춤꾼들이 벌이는 춤의 향연과 함께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쏟아지는 신명의 한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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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퍼레이드 |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축제는 "춤으로 만나는 세상! 가자, 천안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6일 막이 올라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삼거리공원, 아라리오·천안역·종합운동장 광장 등에서 펼쳐지는 흥타령축제의 백미는 춤 경연과 거리 퍼레이드. 이번 주말 그 열기는 절정에 이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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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에 참가한 외국팀 |
올해는 역대 최다인 261팀 6천여 명이 참여하는 춤 경연과 23개국에서 출전한 국제민속춤대회를 비롯해 거리 퍼레이드, 자유공연, 시끌벅적 댄스파티, 체험행사 등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알차고 다양해진 축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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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도 하나되는 퍼레이드 |
거리 퍼레이드는 개막식이 열렸던 6일에 이어 9일 저녁7시에도 제일고를 출발해 동남구청 앞→천안역 앞→복자여고 앞→랜드마크타워→문치과 앞→야우리백화점까지 2.3㎞ 구간에서 이뤄진다. 취타대를 선두로 구성된 퍼레이드 행렬은 △시립무용단 △배·호두·거봉포도 등 특산물 △32사단 군악대 △일본 다카마츠시, 중국 석가장시 예술단 △필리핀, 핀란드 등 외국인팀 등이 화려한 행렬을 이룬다. 비경연팀 13팀 631명, 경연팀 47팀 2,330명과 함께 관객들도 어우러져 유쾌한 한마당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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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춤경연대회 |
축제 기간에 삼거리공원에서는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공예체험, 풍물난장 등 체험행사 34가지가 열리고, △만남의 날 행사△축제사진 공모 △농촌체험관광 △거봉포도 와이너리 등 부대행사 13종도 관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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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축제 때 춤경연 대상팀 |
이 가운데 천안 거봉포도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준비한 거봉포도 와이너리는 축제 속의 또다른 축제로 전시와 시음, 제조와 염색·와인족욕 체험 등을 운영한다. 이밖에도 지역의 민속설화인 "능소전"을 각색한 마당극 "능소야, 나 좀 살려줘!"가 행사기간 동안 매일 공연되며 삼거리공원에서 28개 읍·면·동 주민들이 흥타령춤 경연, 그네뛰기 등 네 종목에 걸쳐 경연을 벌이는 화합 한마당 행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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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축제 때 공연장면들 |
축제의 주요 행사장이자 흥타령에도 나오는 "천안 삼거리"는 지금의 천안시 동남구 삼용동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에서 내려오는 큰길에서 경상 감영에 닿는 진천으로 가는 길과, 전라 감영으로 이어지는 공주로 가는 길이 갈라져 나가던 삼거리였고, 지금도 서울에서부터 내려온 국도가 여기서 갈라진다. 하나는 병천을 거쳐 청주로 들어가 문경새재를 넘어 상주를 거쳐 영동, 김천을 지나 대구, 감영, 경주, 동래로 통하는 길이요, 다른 하나는 공주를 거쳐 논산, 전주, 광주, 순천, 여수, 목포 등지로 통하는 대로다. 그런 만큼 이 길에는 숱한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고, 갖가지 전설과 사연과 노래를 낳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능수버들에 얽힌 기생 능소와 선비 박현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흥타령도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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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따라 배우기 |
이렇듯 유서 깊은 천안삼거리에 공원을 조성해 능수버들 가로수를 심어 가꾸고 연못을 만들어 영남루라는 누각도 세웠다. 이제 이곳은 천안사람들에겐 정겨운 쉼터로, 외지인에겐 천안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흥타령축제의 주무대인 이곳은 축제기간 동안 먹을거리장터가 열린다. 1구역은 병천순대, 호두비빔밥, 탕류 등 천안 향토음식과 대중 선호식품이 맛을 자랑하고, 2구역 장터는 외국인, 청소년 등이 선호하는 양식류, 스낵류, 분식류, 퓨전요리 등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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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 능소전 |
*천안의 볼거리
천안12경은 천안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천안삼거리를 위시해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사적지, 아라리오광장, 병천순대거리, 태조산 각원사, 광덕산 설경, 천안종합휴양관광지, 왕지봉배꽃, 입장 거봉포도마을, 흥타령축제, 천호지 야경 등을 12경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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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체험 |
*셔틀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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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난장 |
축제기간 동안 삼거리공원↔천안역→아라리오광장, 삼거리공원↔독립기념관에 이르는 2개 코스에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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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비빔밥 시식 |
*맛집
병천순대의 역사는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을 인근에 대형 육가공공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사람들이 돼지머리와 등뼈·염통 같은 부산물을 공짜로 얻게 됐다. 이를 이용해 순대와 국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게 별미로 소문나면서 오늘의 "병천순대"가 세상에 나왔다. "충남집"(041-564-1079)과 "청화집"(041-564-1558)이 병천순대의 원조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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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에 환호하는 아이들 |
*찾아가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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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
경부고속도로 천안 나들목에서 1번 국도를 타고 삼용사거리에서 병천, 진천 방향 도로를 이용해 500m 가면 축제의 주무대인 삼거리공원이다.
이준애 (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