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보급을 한껏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전기자동차에 장착하는 배터리 가격 때문에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의 값이 당초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배터리 팩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은 수요가 늘어나면 오히려 가격이 오르거나 당분간 내려가기 힘들다는 것. 아울러 배터리에 쓰는 전자부품 가격도 내릴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 에너지부는 자동차 배터리 가격을 지난 2009년 수준에서 오는 2014년까지 7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전문가로 꼽히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제이 휘태커 교수는 "정부의 이런 목표는 시도해볼 만한 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3년이나 5년 안에 달성할 수는 없다"면서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말 출시하는 전기자동차 닛산 "리프"는 배터리 가격만 1만5,600달러나 된다. 배터리 가격이 비싸다 보니 차 가격은 3만3,000달러나 돼 정부의 세제혜택(7,500달러)를 감안해도 실제 판매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리프의 예상 판매가격은 2만6,000달러쯤으로 크기가 비슷한 닛산 소형차 "베르사"의 1만3,520달러보다 거의 두 배나 된다.
닛산은 자동차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배터리 가격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런 예측에 동조하는 전문가도 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큰 폭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이들도 배터리 생산비용의 30%가 넘는 주요 금속가격 때문에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니켈과 망간, 코발트 같은 원자재는 국제 상품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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