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국 자동차 기업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벼랑 끝에 몰렸던 당시 "간발의 차이"로 구제금융 지원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스티븐 래트너는 지난해 3월 구제금융팀 "팀 오토" 9명이 크라이슬러를 살릴지 말지를 두고 투표했다고 28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당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실에서 벌어진 이 역사적인 투표에서 처음에는 크라이슬러를 구제하자는 쪽보다 포기하자는 쪽이 4대3으로 한 표 더 앞서가고 있었다. 래트너 보좌관은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생존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포기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기에" 서머스 의장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결국 팀 오토는 5대 4로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간발의 차이로 성사된 크라이슬러와 GM에 대한 구제금융은 "의심할 여지없이 성공적이었다"고 자동차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자동차 황제"로 불렸던 래트너 전 보좌관은 평가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당시 자동차 업체에 약 82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은 크라이슬러와 GM의 파산을 막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이들 회사가 폐업하면 그 부품업체들도 역시 문을 닫게 되고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던 포드마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연쇄 부도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래트너 전 보좌관은 이달 초 종료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따라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 투입된 구제금융자금 전액이 머지않아 납세자들에게 되돌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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