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고도 무난한 차, 현대 엑센트

입력 2010년11월0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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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소형차 엑센트를 내놨다. 현대는 "베르나"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과거 영광의 부활을 내걸고 차명을 "엑센트"로 내걸었다. 물론 차명만 바꾼 건 아니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교체했고,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주제에 맞춰 디자인도 변경했다. 각종 편의품목은 "소형차의 고급화" 컨셉트에 충실했다. 사이드·커튼 에어백과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기본품목일 정도다. 현대는 "소형차 타는 사람들이 "소형차는 불안하다"는 인식을 없앨 수 있도록 안전품목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 디자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디자인 테마를 적용, 부드럽게 다듬은 헤드 램프와 헥사고날 그릴이 현대차 디자인의 현재를 보여준다. 독특한 점은 헤드 램프 아래 안개등의 형상이다. 단순히 정형화한 게 아니라 나름대로 조형미를 부여해 소형차지만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측면은 앞을 낮추고 뒤로 갈수록 높인 전형적인 하이데크 스타일이다. 보닛과 리어 데크의 길이가 짧아 역동적으로 보이면서도 실내공간이 클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측면의 날선 캐릭터 라인은 젊음을 표현한다. 뒷모양에선 안정감이 느껴진다. 좌우 램프가 역동적으로 다듬어져 있으며, 크롬 몰딩이 들어가 고급스럽다.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는 게 조금 낫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뒷모양은 아반떼나 쏘나타와는 차별화됐다. 엑센트만의 개성이 드러나 좋아 보인다.

인테리어는 산뜻하다. 계기판 조명은 백색과 청색으로 조화를 이뤄 최근 현대차 인테리어의 흐름에 동참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하게 메탈릭을 넣어 개성을 드러낸다. 센터페시아 내비게이션은 시인성이 좋다. 그러나 로터리 타입 공조 레버를 돌릴 때의 조작감은 조금 거칠다. 변속레버를 움직일 때도 매끄럽지 못하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조작감성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다.

▲ 성능
시승은 새만금방조제 일대에서 이뤄졌다. 최고출력 140마력의 1,600㏄급 GDi 풀옵션차를 탔다. 버튼 시동 스마트 키 시스템에 차체자세제어장치(VDC) 그리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볍게 움직인다. 소형차에 140마력급 엔진이 올라갔으니 동작이 경쾌할 수밖에 없다. 방조제로 들어서기 전 굴곡이 심한 국도를 지날 때 운동성능을 테스트했다. 시속 60㎞쯤에서 차를 회전시켰는데, 비교적 잘 돌아나간다. 그러나 조금 속도를 높이면 뒷부분이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든다. 고속 코너링을 일삼는 사람이라면 서스펜션 강화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운동성능 소감을 말하라면 "무난함"이다.

직선주로에 오른 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엔진회전수가 오르며 부밍이 심하게 들려온다. 그러나 엔진음과 달리 차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조금 떨어진다. 이를 두고 현대차는 "연료효율성에 중점을 둔 기어비 세팅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성능 소형차가 아닌, 가장 무난한 소형차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는 회사측 방침을 인정한다면 그다지 문제될 건 없다.

시승 당일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시속 120㎞를 넘어서자 방조제 바람에 따라 차가 조금 흔들린다. 물론 속도를 줄이면 흔들림은 멈춘다. 무겁지 않은 중량 때문이다.

▲ 총평
전반적으로 엑센트는 "무난한 소형차"다. 현대차 관계자도 개발 컨셉트 자체가 "무난함"이었다고 밝혔다. 비록 내수시장에서 소형차의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영향력이 크다. 세계의 소형차 구매자를 위해 개발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고성능을 기대하는 젊은 층에게 엑센트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편안하고, 무난하게 탈 요량이라면 엑센트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ℓ당 16.7㎞나 되는 연비는 덤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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