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서울지역에 새로운 딜러 두 곳을 선정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서울 강서(목동)와 강북(동대문)의 영업 및 서비스망 확대를 위해 한성, 효성에 이어 새로운 서울지역 딜러로 KCC와 렉스모터스 관계사인 K사를 각각 내정하고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업계는 벤츠가 서울지역의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BMW와의 순위경쟁, 급격히 늘어난 판매대수에 따른 고객 서비스 강화, 기존 딜러인 한성과 효성에 대한 견제를 위해 딜러를 추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는 이에 따라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강서지역과 강북지역에서의 판매 및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경쟁사인 BMW에 맞설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벤츠는 그러나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딜러로 활동중인 업체를 딜러로 영입, 업계에 파장이 일 전망이다. KCC는 혼다코리아의 강북 및 일산지역 딜러이고, 렉스모터스는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최대 딜러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 회사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 벤츠 딜러 업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핵심 딜러가 다른 브랜드 딜러를 추가하는 데 대한 혼다와 크라이슬러의 충격은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KCC와 렉스모터스도 향후 수입사의 대응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딜러권 회수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업계에선 수입사들이 이들 딜러를 배제한 후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경고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예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사와 딜러가 이전과 같은 신뢰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수입사들이 이번 일로 딜러를 교체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딜러가 두 업체만큼 해준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속이 쓰리더라도 현 상황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혼다와 크라이슬러도 대외적으로는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양사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딜러와 상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일부 딜러가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다른 사례를 참고해 회사에 피해가 없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벤츠의 신규딜러로 내정된 두 회사는 전시장은 물론 판금·도색이 가능한 1급 정비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판매차 구입까지 더하면 초기 투자규모가 300억~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들 업체가 벤츠 딜러십을 탐낸 이유로 업계는 "수익성"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차 가격과 수리비에서 비교가 안된다"고 전제한 뒤 "판매마진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데다 서비스부문에서의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벤츠는 서울지역에 6개의 전시장과 8개의 서비스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신규 딜러 추가로 전시장은 8개(강남 5개, 강북 2개, 강서 1개), 서비스센터는 10개로 늘어나게 된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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