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라 양산형 타보니…감동 그 자체

입력 2010년11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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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모터스가 내놓은 스피라는 국산 수제 슈퍼카다. 10년 넘는 우여곡절 끝에 스피라EX를 시작으로 스피라터보, 스피라S, 스피라N 등 4종으로 출시됐다. 모두 같은 엔진을 쓰지만 터보차저의 크기와 개수에 따라 성능은 175마력부터 최고 500마력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중 330마력을 내는 스피라S를 시승했다.


▲스타일
스피라는 고성능을 내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을 갖췄다. 공기 흐름을 이용해 차의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고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우선 차의 겉모양을 구성하는 바디 패널은 기존의 스틸 대신 초경량 초강성 탄소섬유를 썼다.

겉모양은 전형적인 슈퍼카다. 기본적으로 저중심 설계를 원칙으로 한 데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엔진이 차체 중앙에 있는 미드십 엔진 방식인 탓도 있다. 흔히 스피라처럼 엔진이 뒤에 있고 뒷바퀴 굴림 방식을 사용하는 차를 "MR(Mid-mounted Rear-wheel drive)"방식 차종이라 부른다. 차의 특성에 따른 분류다.

앞모양은 바람을 잘 가를 수 있도록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을 지녔다. 보닛은 발열을 위한 구조로 구멍이 뚫려 있어 고성능 엔진의 열을 쉽게 방출한다. 옆모양은 얇고 길다는 표현이 알맞다. MR방식 차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 실루엣이다. 뒷모양은 공기 흐름을 안정화 시키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다운포스를 발생시켜 안정된 고속주행이 가능하게 함은 물론 머플러 사이로 리어 디퓨저를 장착해 공기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시켰다.

스피라는 고성능 스포츠카답게 멋진 휠을 장착했다. 이 차만을 위한 경량 18인치 알루미늄 단조 휠을 장착했는데, 앞바퀴는 225/40ZR18, 뒷바퀴는 275/40ZR18 규격 타이어로 엔진의 힘을 노면에 그대로 전달한다.

인테리어는 이전 프로토타입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제법 양산차로서 필요한 요소를 갖췄다. 물론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만드는 탓에 일반적인 고급차와 완성 품질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 점은 해외의 유명 수제 스포츠카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반대로 수제차의 장점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죽이나 스티치의 색상을 고르는 건 기본, 취향에 따라 다른 선택품목을 추가할 수도 있다.

스피라는 운전석에 앉기가 쉽다. 차가 낮아 쉽게 앉기 어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타고 내리는 게 불편하지 않다. 시트는 당연히 레이싱 버킷 시트다. 운전석에 앉으니 카레이서가 된 기분이다. 레이싱카에서나 볼 수 있는 4점식 안전벨트로 몸을 단단히 고정하고 시동을 걸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한 사운드가 등 뒤에서 넘어온다. 프로토타입의 거친 소리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많이 정제된 사운드다.

그러나 한가지 커다란 사이드미러가 아쉽다.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충분한 시야 확보가 가능한 점은 장점이지만 날렵한 차체 디자인과 비교할 때 조금 크다. 더욱 날렵한 디자인을 지녀도 좋았을 듯싶다.


▲주행·승차감
스피라S는 V형 6기통 2.7ℓ 엔진에 터보차저를 얹어 330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5,000rpm에서 48.0㎏·m를 낸다. 변속기는 당연히 6단 수동이다. 안전 최고시속은 280㎞.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4.8초면 충분하다.

기어 변속을 하고 서서히 출발했다. 차가 무거운 느낌이 없다.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2-3-4단으로 차례로 변속하며 속도를 올려봤다. 시속 150㎞까지는 순식간이다. 도로 여건 때문에 최고시속은 240㎞에서 더 올리지 못했지만 차의 성능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스피라는 충분히 더 달릴 수 있는 여유를 보였다.

가속감은 3500rpm이상부터 급격히 상승하는데 터보가 이 때부터 작동되기 때문이다. 5,000rpm 근처를 유지하면 언제든 앞으로 튕겨져 나간다. 터보가 작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즉 터보랙도 거의 없다. 주행 때 엔진 사운드를 빼 놓을 순 없다. 등 뒤에서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가 들려오는데 변속하거나 터빈의 작동에 따라 여러 기계적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진동도 온몸을 자극한다.

차체가 가볍고 중심이 낮기 때문에 코너링 특성이 매우 뛰어나다. 뒤가 살랑살랑 움직이기는 하지만 이는 오히려 코너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드라이버의 실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기본이다. 프로토타입은 뒤쪽이 제어가 잘 되지 않아 다루기가 어렵지만 양산형은 아직 거친 맛이 느껴지긴 해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차의 역동성을 체크했다.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반응해 준다. 매우 날카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브렘보 브레이크에다 큰 브레이크 디스크를 적용, 충분한 급제동이 가능하다. 순식간에 튀어나가기도 하면서 갑작스레 정지할 수도 있는 셈이다. 태생부터 스포츠카로 태어난 스피라는 당연히 기본기가 탄탄하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총평
이 차는 편안하고 조용히 타는 차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탈 만한 매력을 갖췄다. 한국 지형에 잘 어울리는 "날마다 탈 수 있는 슈퍼카"다. 국내 기술로 이런 차를 만들 수 있다니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차가 아니라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차를 모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나 스피라처럼 고성능 스포츠카는 레이싱카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았기에 운전자의 실력에 따라 나쁜 차가 될 수도, 반대로 외제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슈퍼카"로 변할 수도 있다. 가격도 생각하기에 따라선 비쌀 수도, 쌀 수도 있는 1억508만9,000원이다.

시승/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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