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9년 연속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달성했다. 출범 후 줄곧 품질만큼은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소리 없이 품질을 챙긴 임종성 품질본부장(사진)의 철학이 숨어 있다. 품질만큼은 타협이 없다는 임종성 상무로부터 호평 받는 품질의 비결을 들어봤다.
-9년 연속 품질만족도 1위로 선정됐다. 소감은?
"올 초에 2010년 목표를 품질만족도 9년 연속 1위로 설정했다. 그만큼 전사적으로 고객만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품질 정책과 르노삼성 조직 전체에 퍼져 있는 활력 넘치는 열정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르노삼성차를 구입해 준 소비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전사품질본부장으로 품질에 대한 철학이 있을텐데.
"품질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철학이 모든 부서의 임직원에게 하나의 기업문화로 정립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품질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돼야 한다. 고객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최대의 가치이고, 그 가치는 사업의 이윤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소홀히 했을 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막연한 개념보다는 실제로 고객이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자동차에서 품질은 회사 목표를 달성하는 총체적 전략이 돼야 한다. 신차 개발 단계에서 판매나 서비스까지 품질 확보가 전제돼야만 개발기간 단축, 원가 절감, 판매 증가, 이익 확대라는 사이클이 이뤄질 수 있다. 발생한 문제를 잘 처리하는 소방수 성격의 사후 활동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진정한 품질관리다."
-경쟁사와 차별화 된 품질정책이 있나?
"처음 부임했을 때 품질본부에 현장감이 없다는 우려의 소리가 있었다. 그래서 필요없는 업무는 최대한 없애고, 2009년부터 현장 위주로 품질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효율성을 우선으로 판단, "품질통합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있다. 또한 조직은 수평기능 전개가 핵심이다. 외형적으로는 국내 최초로 도입한 최장 3년 또는 6만km의 일반 보증 수리와 5년 또는 10만km 파워트레인 보증수리, 방청 보증은 아직까지 자부심이다."
-르노삼성 품질 전략중에서 가장 자랑 할 만한 부분은?
"품질 프로세스는 개발단계부터 각 단계별로 품질 목표를 설정하고 세세히 챙긴다. 각 단계별로 목표치까지 달성이 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르노와 닛산의 신차 개발 프로세스 노하우와 르노삼성의 제품 중심 품질경영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품질에 쏟는 임직원들의 열정과 자부심이 크다."
-르노나 닛산과도 서로 벤치마킹이나 교류가 있나?
"이번 뉴 SM3나 뉴 SM5는 르노삼성 연구진이 프랑스로 건너가고, 또 르노 연구진이 한국으로 넘어와 같이 고민을 했다. 이런 작업으로 개선하고 개발된 부분도 많다. 앞으로도 많은 교류를 해서 향상된 제품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다."
-재미난 에피소드나 일화가 있다면?
"르노그룹의 품질본부장과 관련 임원들이 르노삼성의 품질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부산공장과 주요 영업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던 일이 있다. 출범 이후 르노의 선진 기법을 배워왔지만 선생님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자 르노가 서슴없이 르노삼성을 연구하러 왔다. 최근에는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지에서 품질이 좋다며 차를 많이 보내 달라고 요청한다. 자부심을 느낀다."
-과거 혼다에 근무한 적이 있다. 일본과 한국차의 품질을 비교한다면?
"품질로는 일본이 한국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일본 사람들의 생활 에서 드러나듯 마무리에 공을 들인다. 섬세함 없이는 품질도 없다는 게 일본 사람들 생각이다."
-자신을 좀 소개해 달라.
"미국 듀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혼다 캐나다에 입사했다. 유색인종의 경영진으로 출발해서 많이 어려웠지만 7~8년 근무한 뒤 인정을 받았다. 혼다 캐나다에서 혼다 아메리카 엔진 개발 관련 품질 부본부장으로 발령받아 이주했고, 그 이후 르노삼성에 합류했다.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한국어를 구사하고, 토론토 마라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기록은 3시간34분이다. 축구를 좋아하며, 간혹 10km쯤 직원들과 조깅도 한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게 취미인데, 지난 여름에는 오대산을 다녀왔다. 가을에는 지리산도 섭렵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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