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입차 업체들은 바빠진다. 1년 동안 판매 실적을 결산하고, 이듬해 계획도 실천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초 세웠던 목표 달성 여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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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출시한 폭스바겐 페이톤 |
폭스바겐은 올해 초 박동훈 사장이 신년사에서 8,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속칭 "판타스틱4"라는 골프, 파사트, CC, 티구안을 앞세운 전략이었다. 여기에 9월 플래그쉽 세단 페이톤을 추가했다. 지난해 끔찍한 적체현상을 경험한 터라 그 점을 보완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올해 말 나타난 성적표는 대성공. 11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이 9,333대다. 월 평균 850대를 적용하면 올해 무난히 1만 대 돌파를 달성하게 된다. 올해 세 번째, 수입차 업계 사상 네 번째 "1만 대 클럽" 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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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신형 A7으로 1만 대 판매를 노린다 |
아우디는 올해 목표를 연간 8,000대로 세웠다. 11월 현재 아우디의 총 판매대수는 7,451대. 월 평균 670대쯤 판매된다는 점에서 목표는 이뤘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A6, A4에 신형 A8과 A5 카브리올레, 최근 판매가 늘기 시작한 A3까지 고른 인기를 끈 점이 목표를 달성케 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우디는 내년 "1만 대 돌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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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코롤라는 캠리의 명성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
토요타는 당초 토요타 브랜드 7,200대, 렉서스는 5,300대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지난 4월 리콜 관련 기자회견에서 목표가 수정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11월까지 토요타는 5,780대, 렉서스는 3,309대가 팔렸다. 월 평균을 감안해도 올해 예상치는 목표와 거리가 있는 셈이다. 특히 렉서스는 한때 수입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불리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11월 누적 판매대수가 가장 어려웠다던 2009년보다 27%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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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이어 국내 시장을 찾는 닛산 큐브 |
전략 세단 알티마(닛산)의 부분 변경과 환골탈태한 신형 M(인피니티)에 거는 닛산의 기대는 남달랐다. 이런 기대가 반영된 올해 판매목표는 닛산과 인피니티 모두 4,000대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닛산은 알티마 하나로 판매를 이끌기엔 조금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인피니티도 M은 목표했던 1,000대 판매를 넘기며 선전했지만 베스트셀링카 G의 부진이 있었다. 결국 11월 누적판매대수는 닛산 3,217대, 인피니티 2,811대를 기록, 월 평균을 더한 올해 예상치는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인업 확대를 노리는 내년엔 충분한 반전 요소가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1월 인피니티 G25가 등장하고, 닛산에서 하반기 내놓을 "큐브"가 화제를 끌 예정이다. 목표도 올해보다 상향조정된 닛산 5,000대, 인피니티 4,000대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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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새로운 플래그쉽 세단이 될 508 |
수입사인 한불모터스가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을 겪었던 푸조는 올해 심기일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목표치로 제시한 숫자는 2,500대. 이를 위한 여러 방안들도 내놨지만 대표적인 것은 전국 네크워크 강화와 가격 정책의 변화였다. 여기에 MPV 3008(2.0ℓ HDi, 1.6ℓ MCP)과 2,000만 원대 중반인 207 밀레짐을 출시하며 전망을 밝게 했다. 또한 308 시리즈의 꾸준한 인기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공급 부족 현상이 발목을 잡았다. 사려는 사람은 많았지만 충분하게 물건을 대지 못한 것. 11월까지 1,708대를 국내에서 판매했고, 12월 예상 판매를 더한 올해 예상 누적 판매대수는 2,100대쯤이다. 목표에는 약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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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미래 S60 |
올해 신차 여러 대를 발표한 볼보의 판매목표는 2,000대. 11월까지 팔린 모든 차를 종합해보면 1,505대다. 월 평균을 감안할 때 목표달성은 거의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볼보의 미래로 평가받는 신형 S60이 내년에 등장한다. 볼보의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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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에서 내년 출시할 RVR |
미쓰비시는 올해 국산차와 경쟁한다면서 1,500대 판매를 자신했다. 하지만 시장 적응 실패와 모기업의 어려움 등이 악재로 작용. 결국 1,000대도 팔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어야 했다. 11월까지 총 판매대수는 517대. 내년 새로운 SUV RVR로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지만 어디까지 선전할지 의문이다. 스바루도 올해 목표 600대는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11월까지 판매가 296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인지도 부족. 따라서 스바루는 내년 전 라인업의 신형을 출시하고, 스바루의 아이콘인 임프레자도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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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레거시는 낮은 인지도가 문제다 |
디자인의 급격한 변화를 맞은 재규어는 변화가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재규어는 연간 600대를 예상했지만 이미 11월까지 672대나 팔았다. 일등공신은 주력 차종 XF다. 뛰어난 디자인에 버금가는 상품성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했다. 완전 변경 모델로 등장한 XJ도 파괴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내년엔 고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XF의 트림이 더 늘지만 신형이나 라인업의 확장은 어렵다. 단 두 차종만으로 판매를 견인하기엔 조금 버거워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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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의 변화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