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황금알을 낳는 리스 차를 잡아라"
전국의 광역 지자체들 사이에 차를 구입할 때 매입하는 지역(도시)개발 공채의 요율 낮추기 경쟁이 치열하다. 리스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로 요율이 낮은 시ㆍ도를 골라 자동차 등록을 하는데 이를 유치하면 막대한 취득ㆍ등록세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경남도에 따르면 경남도 지역개발기금 설치조례를 개정해 내년 1월부터 2천㏄ 이상의 비사업용 승용차를 도내에 새로 등록할 때 자동차가격 대비 공채의 매입 비율을 7%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전국 16개 지자체 중 최저 수준이다. 리스 차는 대부분이 고가의 국산 또는 외제 승용차여서 차 가격이 3,000만 원인 경우 공채 매입 비율이 7%(210만 원)에서 5%(150만 원)로 낮아지면 60만 원의 차가 난다. 리스업체들은 이만큼 돈을 적게 내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경남도는 공채요율 인하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리스 차가 등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모두 5만2,644대의 리스 등의 차가 등록해 1,556억 원의 취득 및 등록세를 거뒀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거둘 취득세와 등록세는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도는 전망했다. 2,000억여 원은 소방서와 사업소까지 포함한 도청 공무원 4,800여 명의 연간 인건비와 맞먹는 수준이며, 도가 내년에 징수할 순수 지방세(1조7,000억여 원)의 12% 가량에 해당한다. 그만큼 경남도의 재정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앞서 지난해에 모두 5만727대의 리스 차가 등록해 1,576억 원의 세수 실적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다른 광역 지자체들도 공채 매입 요율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15일 공채 요율을 12%에서 6%로 낮췄다. 대구시는 지난 6월 20%에서 7%로 대폭 인하했고, 부산시도 앞서 2008년 5월 20%에서 7%로 13%포인트나 내렸다. 경남도는 타 시도의 요율 인하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에 7%에서 2%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경남에는 창원과 진주, 함양 등 3개 시군에 25개 리스 차량 영업점이 운영되고 있다. 양산 등 다른 기초지자체들도 영업점을 유치하려 애쓰고 있다.
일선 시군이 도세(道稅)인 취득세와 등록세를 징수해 주면 그 금액의 3%를 되돌려 받을 수 있어 마찬가지로 재정 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이처럼 세수 증대에 리스 차가 크게 기여하자 다른 광역 지자체도 경쟁 대열에 동참해 요율을 낮추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스차 시장이 앞으로 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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