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가 내년 하반기 출시할 레인지로버 이보크(EVOQUE)가 국내에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보크는 레인지로버의 프리미엄 소형 SUV로 세련된 외관은 물론 최고급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2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국내 판매 가격은 5,000만 원 후반대인 프리랜더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당초 6,000만 원 중후반대가 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이보크의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이보크와 프리랜더 크기가 비슷하지만 랜드로버에서 "레인지로버"라는 브랜드 특수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이보크는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고 가격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보크는 레인지로버 브랜드 라인업의 막내라는 점을 고려해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보크의 가격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사다. 영국에서 약 3만 파운드, 미국에선 4만달러 선으로 정해질 것이란 얘기가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 발표된 내용은 없다. 또한 현재 랜드로버코리아가 국내 판매 중인 프리랜더2 가운데 가장 비싼 L6HSE의 가격은 5,990만 원이다. 레인지로버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차종은 레인지로버 스포츠 TVD6로 1억490만 원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몸값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보크의 가격이 7,000만 원에 근접한다면 프리랜더가 아닌 디스커버리와 가격이 비슷해진다. 제아무리 프리미엄 라인업의 막내지만 자칫 계륵으로 남을 수 있도 있다는 얘기다. 벤츠 GLK, BMW X3 등 비슷한 급의 수입차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다른 브랜드의 상위 차종으로 넘어갈 빌미만 주는 셈이다.
랜드로버코리아는 "프리랜더와 차의 성격이 다르고 내장재도 차이가 커 큰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가격만 상징적인 차로 남을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 마이너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정된 프리랜더의 가격을 낮추게 되면 이보크 가격 형성은 더욱 쉬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형제 차종의 판매실적을 갉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을 막을 수도 있다.
이보크는 랜드로버가 경영난으로 허덕인 미국 포드에서 인도 타타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뒤 처음 선보이는 상징적인 차다. 또한 그간 고전적 이미지에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표방, 한층 젊어진 레인지로버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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