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승용차를 10개 차급으로 나누면 7개 차급에서 현대·기아의 점유율이 70% 이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형차와 중형 SUV, 미니밴 차급은 현대·기아의 점유율이 90% 이상이어서 경쟁시장으로 분류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
기아 모닝 |
4일 완성차 5사의 2010년 내수 판매실적에 따르면 먼저 경차는 기아와 GM대우가 각각 63.3%와 36.7%를 차지해 시장을 양분했다. 소형차는 현대가 44.4%, 기아가 49.6%로 두 회사의 점유율이 94%나 됐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GM대우차가 그나마 젠트라로 점유율 6%를 지켜냈다.
경쟁이 치열했던 준중형차는 현대가 48.5%, 기아가 21.4%를 기록해 두 회사의 점유율이 70% 이하인 69%에 머물렀다. 르노삼성과 GM대우가 각각 19.4%와 10.8%로 현대·기아를 막아낸 셈이다. 현대·기아는 중형으로 넘어오면 다시 점유율 73%를 달성했다. 현대가 48.8%, 기아가 25.1%다. 르노삼성이 중형시장 점유율 24.4%로 현대·기아의 공세를 저지했다.
준대형 및 대형급은 말 그대로 현대·기아만의 잔치였다. 현대는 점유율이 44.8%, 기아는 40%로 두 회사가 무려 84.8%나 됐다. 르노삼성과 GM대우가 SM7과 알페온으로 경쟁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체어맨으로 맞선 쌍용이 에쿠스의 독주를 견제하며 대형차시장에서 현대 점유율을 64.5%로 끌어내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
현대 신형 아반떼 |
소형 SUV는 현대가 40.3%, 기아가 38.9%로 두 회사의 점유율이 79%나 됐다. 중형 SUV도 현대가 42.7%, 기아가 48.1%로 양사의 점유율이 90%나 돼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했다. 대형 SUV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대 45.7%, 기아 26.7%로 두 회사가 72%를 점유했다. 미니밴은 기아만 판매하고 있다.
이 처럼 현대와 기아가 차급별 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내수에서 판매된 국산 승용차 점유율은 현대가 39.6%, 기아가 35.7%를 기록해 양사 합쳐 75%를 달성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10대 중 7.5대가 현대·기아차였던 셈이다.
현대·기아의 지배적 점유율이 높아지자 올해는 경쟁사들이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태세다. 특히 GM대우는 올해 신차만 7종을 투입해 내수 확대 의지를 다지고 있고, 르노삼성도 지난해 최다 판매를 기반으로 올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수입차업체들이 적극 신차를 투입, 현대·기아의 점유율 빼앗기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의 양적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이제는 점유율 빼앗기가 중요하다"며 "올해는 수입차 점유율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질 전망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