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 잡아야 미래도 보인다

입력 2011년01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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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메일 한 통을 받았다. 현대차를 외부에서 보는 시각을 묻는 인터뷰 요청이었다. 일단 인터뷰에 응한다는 답신을 보낸 뒤 한 사람의 시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차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의견은 평소 트위터로 수집했다. 지인들에게 "현대자동차와 서비스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라는 질문들 던졌다. 트위터의 속성상 실시간 정보 수집이 가능, 지인들이 즉시 이야기를 빠르게 전했다.

그런데 반응은 의외였다. 거의 모두 현대자동차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금 현대차를 타든 안타든 거의 같은 반응이었다.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것과 달리 기업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은 싸늘했다. 나름으로 대상을 좀 더 확대해 평소 참여하는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리곤 현대차 관련 기사의 댓글을 살펴봤다. 이 두 곳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은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극단적인 표현까지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렇게 현대차에 비분강개할까? 이유는 다양했지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수출용과 내수용에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가령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의 완성도와 내수용 차의 그것이 다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은 그렇지 않다는 제조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신을 접지 않았다.

두 번째는 제품 가격에 쏟아지는 불만이다. 기본 장착을 해야 하는 안전장치가 선택품목에 포함돼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는 주장이다. 차를 살 때 안전장치와 선택품목이 따로 취급되지만 이런 점은 묵과하기 일쑤다. 역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 번째는 현대자동차라는 기업 자체에 갖는 혐오다. 여러 번 지적된 노사분규 문제나 하청업체 문제, 현대건설 인수전 등이 주된 이유다. 특히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20-30대는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고민하는 이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기업이 나타나면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한다. 제품과는 다른 문제지만 싫어하는 기업의 물건은 사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탓이다. 이외 "영업사원이 차를 팔 때 소비자를 무시한다"거나 "서비스 센터에서 바가지를 씌운다" 같은 불만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몇몇 문제가 일반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널리 퍼져 있는 인식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런 이유들은 20-30대에게 "현대차는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배부른 장사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게 문제다. 물론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선입견의 뿌리가 의외로 깊다는 점은 현대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다. 본사와 공장, 일선 현장 등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억울하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현대차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제시한다. 현대차와 관련해선 현대차가 직접 해명을 해야 하고, 오해가 있다면 이 또한 현대차가 앞장 서 풀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설령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가 현대차의 문제점이라고 인식한다면 꼬인 실타래는 제조사가 먼저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이들은 말 그대로 극소수가 주도하는 인터넷 여론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를 낸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어서 무의미하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인터넷 여론은 항상 역동적이고 폭발적이다. 파급력도 꽤 높아졌다. 지난 2002년 대선과 2008년 촛불 시위는 인터넷 여론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더군다나 20-30대는 현대차의 현재 고객이자 미래 고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는 20-30대 여론이 왜 악화됐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커지는 반감을 방치하면 현대차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있어야 현대차의 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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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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