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GM대우에 거는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GM의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GM대우에 쏟는 본사의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2011 북미오토쇼"가 열린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팀리 GMIO 사장, 수잔 도처티 GMIO VSSM 부사장, 웨인브래넌 시보레 유럽 사장, 조엘 에와닉 CMO 등이 차례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GM의 고위 임원들이 한결같이 내뱉은 말은 시보레 성장의 밑거름에 GM대우가 있다는 점이었다. GM의 핵심 브랜드인 시보레가 점차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GM대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가장 먼저 팀리 GMIO(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의 개별 성격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춤화 전략으로 신흥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여타 경쟁자들보다 비교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신흥 시장에서 경쟁 중인 현대기아차를 두고 "터프한 경쟁자"라고 평가하며 "회사는 경쟁을 환영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등 이미 성장하는 곳에서 GM의 점유율이 높은 데다 브릭스를 공략할 제품 전략도 이미 마련해 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팀 리 사장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시보레 올란도로 MPV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B세그먼트 차를 제조하고 개발하는 GM대우의 역할이 매우 막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흥시장 내 현대기아차의 경쟁 차종으로 같은 지역에서 개발, 생산된 한국산 차로 맞서겠다는 의미다.
신흥시장과 함께 유럽지역에서도 큰 성장세를 보인 GM으로선 시보레 신제품을 출시해 앞으로 100만 대 판매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시보레 글로벌 판매 11%를 차지한 시보레 유럽의 제품은 98%가 GM대우에서 생산할 만큼 GM대우의 비중이 크다. 웨인 브래넌 시보레 유럽 사장은 "지금까지 시보레 유럽 성장은 GM대우의 공이 매우 크다"면서 "앞으로도 협력을 지속해 유럽 시장에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존 후속 모델과 새로운 제품 라인업 보강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이 A/B/C카 세그먼트인데 연간 1,000만 대 규모"라며 "이 시장을 놓고 GM대우는 유럽과 긴밀히 협조해 유럽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역시 GM대우의 제품력으로 시장 확대를 노린다는 의미다.
이처럼 GM 내 GM대우의 위상이 높아진 데는 무엇보다 GM 부활의 배경으로 GM대우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보레 브랜드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거는 GM으로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개발에 익숙한 GM대우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난 것만 봐도 GM 최고 경영진이 GM대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시보레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은 터라 시보레 브랜드 정착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GMIO의 판매, 마케팅, A/S 책임자로 한국 내 시보레 브랜드 도입에 직접 관여하는 수잔 도처티 GMIO VSSM 부사장은 "올 여름 개봉을 앞둔 트랜스포머의 PPL을 포함해 시보레 브랜드 100주년을 기념할 만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벤트 계획이 있으며 구체적인 것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GM으로선 시보레 브랜드 확산을 위해 시보레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지의 험난한 방어벽부터 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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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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