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둘러 싼 논란에 최근 한국자동차경주협회인 "카라"가 가세하면서 올해 대회를 책임진 F1대회조직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은 조직위.전남도와 F1대회운영법인인 "카보"에서 해임된 정영조 전 대표간 불화로만 비춰졌으나 정 전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카라가 여기에 개입하면서 올해 대회 준비를 앞두고 소모적인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조직위와 정 전 대표간의 대립은 정 전 대표가 카보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정 전 대표가 전 세계 F1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나 F1매니지먼트(FOM)와의 유대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정 전 대표측이 자신의 해임처분이 잘못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며 반발했지만 예상밖으로 조직위와 전남도의 조치에 대해 FIA나 FOM이 별다른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아 카보를 둘러싼 논쟁은 일단락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카라가 영암 F1경주장에서의 F3대회 개최불가를 통보하고 최근에는 공인비 미지급을 이유로 올해 한국F1대회가 열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공문을 카보에 보내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카라의 움직임이 주목받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정 전 대표가 카라 회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카라는 전 세계 F1대회를 주관하는 FIA가 F1대회 개최국의 모터스포츠 관련 단체 1곳에만 부여하는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국내 유일한 단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모터스포츠가 동호회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식기구로 등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도 카라가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대회가 FIA의 공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카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며 F1대회도 마찬가지이다.
F3대회 개최불가와 올해 F1대회 개최를 위한 공인비 지급을 재촉한 것도 이에 근거한 것이다. 카라 관계자는 "F1대회 준비가 부족한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며 다른 의도는 없다"며 "즉각 답변이 없을 경우 올해 대회는 준비 부족 등으로 어렵다고 보고 상급기관인 FIA에 통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카라의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 정 전 대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카보에서 해임된 정 전 대표가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자 카라까지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카라와는 그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므로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터스포츠 관련 업계에서도 카라를 보는 시선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모터스포츠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점은 인정하지만 독점적인 권리를 내세워 과도한 조건을 요구해 일부 모터스포츠대회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제2,제3의 단체가 결성될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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