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 수입차, 국산차보다 정말 좋을까

입력 2011년02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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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알페온의 경쟁 차종으로 렉서스와 BMW, 아우디, 벤츠 등을 지목하고 본격적인 비교 시승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으로선 알페온이 해외에서 이들 차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동일한 인식을 확대시키기 위해 꺼내든 전략적 카드인 셈이다.

알페온 비교시승 배너


그렇다면 정말 한국지엠은 시장 규모가 얼마 안되는 수입차를 겨냥하고 있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한국지엠은 수입차를 명분으로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을 조준하고 있다. 알페온을 해외 명차와 비교하면 가치가 오르게 되고, 실질적인 타깃은 국산 동급차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으로선 그랜저와 K7을 공략하기 위해 수입차 이미지를 잠시 빌려온 셈이다. 이런 방법은 현대차와 기아차도 자주 활용하는 기법이다. 기아차도 K7과 렉서스의 비교시승회를 개최한 적이 있고, 현대차는 지난해 아예 토요타 매장 앞 영업소에서 그랜저와 일본 수입차의 비교시승회를 열기도 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동급 국산차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그런데 국내 업체들의 이 같은 전략에는 약간 슬픈(?) 현실이 하나 담겨 있다. 국내에서 수입차가 그만큼 국산차보다 한 수 위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정말 그럴까? 물론 답은 사람마다 제각각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동차에서 점차 브랜드가 중요해진다는 사실이다. 성능과 가격에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브랜드 신뢰도에 우선권을 주게 된다. 한국차보다 일본차, 일본차보다 독일차를 선호하는 이유에는 기계적인 완성도 외에 국가 브랜드도 분명 한몫하고 있다. 예로부터 독일은 기계에 능통했고, 일본은 편의성과 상품성에 민감했다.



이처럼 수입차 선호도가 밑바닥부터 다져진 가운데 "수입차=좋은 차"란 인식의 또 다른 배경에는 수입차에 갖는 막연한 경외감도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같은 국산차와 수입차가 있다면 국산차에는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지만 수입차에는 눈길을 보내게 된다. 어찌 보면 "너무 흔해서" 국산차를 사지 않는다는 인식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여기에 수입차들이 최근 다양한 신차를 쏟아내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으니 수입차 증가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입차=좋은 차"라는 인식도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수입차의 서비스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이어가 펑크나서 들어갔는데, 타이어를 통째로 교환한 사례도 있다. 교환 이유는 "재발 방지"였고, 운전자는 어이가 없다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신발 밑창의 못 때문에 들어갔더니 밑창을 통째로 바꾼 셈. 이유는 또 다시 찔릴 수 있으니 찔릴 가능성을 낮추자는 것이다. 수입차 판매회사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이윤이 줄어드니 이처럼 서비스에서 어떻게든 비용을 만회하려는 안간힘으로 보인다. 그간 판매에만 급급했을 뿐 서비스를 외면하다 보니 생겨나는 일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확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동차 구입자마다 경제적 여유가 다르고, 용도 또한 제각각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무조건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좋다는 인식은 서서히 변하는 것 같다. 실제 수입업체 사람들도 최근 등장하는 국산차를 타보며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품으로는 결코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차보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역할이 크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도 자꾸 수입차를 비교시승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고급차로 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수입 브랜드 선호도를 저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한국지엠의 비교시승에는 동급 국산차 공략이 담겨 있지만 실제 독일과 일본 명차의 자존심을 겨냥한 승부도 분명 있다는 것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과연 단순히 "국산"과 "수입"만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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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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