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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래티튜드(SM5)를 살피는 관람객 |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한국차를 보면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제네바모터쇼가 열리는 팔렉스포를 찾은 일본차 관계자들은 "이대로는 위험하다"며 자신들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된 한국차를 경계했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일본차 관계자들은 한국차에 대해 "대단히 놀랍다"는 평가를 내렸다. 닛산 글로벌 디자인부문의 마키노 카즈미 부장은 "한국차가 기술 및 디자인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고, 토요타 관계자는 "놀랄만한 일"이라며 "한국차가 어느 새 이렇게 발전했느냐"라고 반문했다.
북미 자동차시장에서 중형차를 중심으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으로선 유럽 내 소형차시장의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현대차 벨로스터와 기아차 모닝(피칸토)과 프라이드(리오), 쉐보레 아베오와 크루즈 등이 그 대상이었다. 소형차의 직접적인 경재사인 마쓰다의 임원진은 직접 기아차 부스를 찾아 꼼꼼하게 차를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마쓰다 관계자는 "한국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일본차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역시 소형차가 강세인 스즈키 관계자도 "이미 일본차를 뛰어넘은 부분도 있다"며 "한참 밑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차가 이렇게까지 올라왔다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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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i40를 살피는 해외 기자들 |
일본 언론인들도 한국차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자동차 저널리스트 야마다 갓페이 씨는 "일본차가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차에 밀릴 것 같다"며 "확실한 투자와 연구, 뛰어난 마케팅을 앞세워 한국이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한국차의 발전을 계기로 일본차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언론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랑스의 한 자동차 저널리스트는 "한국차는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며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차 부스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쉐보레가 전시한 대부분의 한국산 차종과, 르노의 중형 세단 래티튜드(SM5)에 대한 제품력도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칭찬은 한국차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나온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이런 칭찬을 통해 한국업체가 자만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살짝 읽을 수 있었다. 앞에서는 웃고 칭찬하되 뒤에서는 어떻게든 한국을 누르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짜내는 모습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 그러나 춤도 지나치게 추다 보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본과 유럽은 한국이 그렇게 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 따라서 칭찬은 받아들이되 자만으로 여기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만은 교만으로 이어지고, 교만은 발전을 저해하는 법이다. 칭찬을 마냥 즐겁게만 들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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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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