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자동차 업계가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에서 벗어나 수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종업원들이 10여년 만에 첫 보너스를 받았다.
제너럴모터스(GM)은 최근 1만9,000명의 근로자들에게 평균 4,200달러씩을, 포드는 5,000달러짜리 수표를 4만 명의 근로자들에게 지급했다. 또 이탈리아의 피아트사가 인수한 크라이슬러는 아직 분명한 입장이 나오진 않았지만 시간급 근로자들에게 750달러씩을 지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만 명의 차 업계 종사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미시간주는 이 보너스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명 "모터 시티"로 불리는 디트로이트시의 3개 자동차 회사가 보너스로 지급하는 돈의 규모는 4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보너스가 나오는 시즌이면 미시간의 레저·건설 산업은 붐을 이뤘다. 보트 딜러십에 사람이 모여들고, 홈시어터 쇼룸과 "업 노스"로 불리는 휴양지 등에도 인파가 붐볐으며, 집을 리모델링하려는 사람들로 건축회사들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 보너스를 받은 근로자들은 `보트를 사는 대신, 밀린 채무를 갚기 위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전했다. 포드로부터 5,000달러의 보너스를 받은 스티브 덩건은 "처음엔 아일랜드의 휴양지에 갈 생각이었지만, 당장 필요치 않은 곳에 돈을 지출하기 보다는 은행에 넣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내게는 대학에 다니는 두 아이가 있다"고 말했다.
WSJ는 지난 4년 동안 차 업계 종사자들의 임금은 시간당 75달러에서 55달러로 약 25% 가량 하락해 미시간 경제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태라면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검소함"의 중요성을 알게된 주민들이 보너스를 소비로 지출하지 않아 미시간주가 기대하는 보너스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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