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습효과로 유가급등 충격 줄어

입력 2011년03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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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상승행진을 지속하는 유가 때문에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이 지난 2008년보다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유가 급등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앞으로 더 큰 폭으로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이로 인해 경기회복세가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시기에 유가 급등세를 경험하면서 갖게 된 이른바 "학습효과" 덕분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소비자와 기업들이 유가 급등을 경험하면서 고유가에 대비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운전자가 치솟는 휘발유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정부의 중고차 현금보상 조치 등의 지원을 받아 휘발유 소비가 많은 대형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버리고 연비가 높은 소형차로 차를 교체했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늘었는데 여기엔 고연비의 소형차가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체적인 판매가 줄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소형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가 상승의 타격이 큰 항공사와 운송업계도 운임이나 가격을 신속히 인상하는 방식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운송업계는 가격 인상 외에도 저속 운행으로 일정한 연비 효율 기준을 충족하는 운전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타격을 받게 되면 유통업계의 판매 실적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지만 아직 유통업계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미국 경제 전체적으로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의 석유 소비는 5% 이상 줄어든 반면 천연가스 소비는 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 에너지정책연구재단(EPRF)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런스 골드스타인은 "고유가는 항상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준다"면서 "국민 대부분이 경기침체기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무기력하고 간헐적인 성장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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