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일본 지진과 원전 사고의 여파로 러시아 내에서 일본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현지 경제전문지 "베도모스티"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차를 구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이 일본 재난의 영향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자칫 방사능에 오염된 자동차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재 러시아 내에 재고로 남아있는 제품을 사기 위해 구매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자동차 대리점들은 일제히 최근 들어 일본 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마쓰다의 러시아 지사는 "이번 주 구매 계약이 지난주보다 25%나 늘었다"고 전했다. 토요타와 스바루 지사 역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 러시아 판매대행사인 대형 자동차 대리점 롤프의 대변인 키릴 우스티노프도 "일본 지진 직후인 지난 주말부터 미쓰비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쓰비시 사가 자사 공장이 재해 지역에서 멀어 공급 차질 문제가 없으며 자동차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러시아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소용없다"고 전했다.
현지 자동차 판매 전문 사이트 오토딜러루 사장 올렉 다츠키프는 "일본 재난이 분명 소비자들의 관심 사항이 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와 "어디서 조립된 자동차인가", "부품이 어디서 들어왔나", "자동차에 오염된 부품이 있는 건 아닌가" 등의 질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손님들이 일본 차를 사려고 미리 지불했던 선금을 되돌려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많은 딜러들은 아예 대리점에 방사능 측정기까지 갖춰 놓고 있다고 다츠키프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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